2월 26일 금요일. 34일째 날. 오전에 BOA 미라 메사 지점을 방문했다. 처음 다른 지점을 방문했을 때 직원의 권유에 따라 checking과 saving 계좌를 각각 만들었었다. 미국 은행은 계좌를 유지하는 데 매달 수수료가 들지만 계좌에 일정 금액 이상을 유지하면 수수료 면제가 가능하다고 알고 있었다. 당시에는 1만불 이상 금액 유지가 조건이라고 들었는데, 이러한 조건도 계좌 종류에 따라 다르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데빗 카드를 만들 수 있는 checking 계좌에 두 종류가 있고, 수수료 면제가 가능한 minimum daily balance의 조건은 각각 1500불, 1만불이었다. 1만불 조건의 계좌는 saving 계좌와 묶어 관리가 가능하다는 등 몇 가지 혜택이 더 있었지만 길지 않은 연수 기간 동안 굳이 1만불을 계좌에 유지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checking 계좌 종류를 바꾸기로 했다. 앞으로는 계좌에 1500불 이상만 유지하면 수수료가 나가지 않는다.
또한 지난 번 발급받았던 신용카드의 deposit을 3천불로 높여달라고 요청했다. secured credit card는 deposit 금액이 한도가 되는데, 이러한 개념을 잘 알지 못해 처음 발급을 받을 때 deposit을 3백불로 설정해서 불편이 있었다. 한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본사의 고객 센터와도 통화를 해야 했지만 잘 변경이 되었다. 한국인 직원께 계좌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도 설명들을 수 있었다. 한 달 전,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상태라 BOA에 처음 방문했을 때 한국과 다른 미국의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 체계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돈이 오가는 일에 흔히 쓰이는, 잔고를 의미하는 'balance'가 마이너스가 되거나 팁, 신용카드 결제 등에서 바로 반영되지 않는 것도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처음 계좌를 만들 때 되도록 한국인 직원을 찾아가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점심에 나는 금요 연구 미팅에, 아내는 방문 학자와 유학생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UCSD에는 유학생 가족의 적응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거나 craft를 할 수도 있고 ESL 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자리에 참여해 비슷한 처지의 가족과 친분을 쌓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모든 것이 생소한 정착 초기 외로움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내도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zoom을 이용한 미팅이 아니라면 더 좋을텐데, 백신 접종이 신속히 진행되고 상황이 더 좋아져서 이런 자리에 직접 가서 참석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한다.
하교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Seaworld를 찾았다.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재개장한 동물원에 이어 최근엔 Seaworld도 문을 열었다. 당분간은 주말에만 운영하고 미리 방문 예약을 해야 한다. 입장 인원을 제한해서인지 관람객이 많지 않아 편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아직 실내 프로그램과 놀이기구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동물 쇼 관람석도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띄엄띄엄 앉도록 하고 있었다. 범고래, 돌고래, 바다사자 쇼를 이어서 보았는데 나와 아내도, 아이들도 무척 즐거웠다. 나중엔 시기에 맞춰 다른 다양한 쇼도 열린다고 한다. 연간 회원권을 구입했으므로 앞으로도 몇 차례 더 올 수 있을 것 같다.
기념품 샵에서 범고래와 바다사자 인형을 샀다. 딸아이는 갑자기 꿈이 돌고래 사육사로 바뀌었다고 한다. 앞으로도 몇 번이나 바뀔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꿈으로 삼을만큼 즐겁고 기억에 남는 일이 많기를 바란다.
범고래 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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