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월요일. 9일째 날. 공식적으로 연수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날이다. 하지만 아직 UCSD 교정에는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판데믹 때문에 연수가 미뤄지거나 취소되는 일도 많고, 막상 연수를 와서도 달라진 게 많다. 학교 교정과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지만 언제쯤 이전처럼 자유롭게 학교와 병원을 왕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연수 첫 날인 오늘은 대면 미팅 대신 오후에 Academic Resource Center 담당자와 온라인 onboard meeting이 예정되어 있다.
오전에 BOA 스마트폰 어플로 지난 번 계좌를 만들어준 담당 직원과의 미팅을 예약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아내의 데빗카드와 지난번 신청한 신용카드의 발급 거절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간단한 업무라도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 생소하다. 번거롭기도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합리적이기도 하다. 아내의 데빗카드는 2-3일 내로 도착할 예정임을 확인했고, 승인 거절된 신용카드 대신 300불 한도의 secured credit card를 발급받았다. 한국에서 확실한 직업과 소득이 있었다 해도 미국에서 신용 점수가 없다면 일반 신용카드를 바로 만들기는 어렵다고 한다. 한 달에 300불 한도는 너무 낮은데, 6개월쯤 뒤 한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했지만 연수 기간 내에 많은 혜택을 받긴 어려울 것 같다. 그저 이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본다는 의미 정도로 생각하려 한다. (secured credit card의 한도를 300~4,900불 사이에서 정할 수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고, 이후 3천불로 조정했다. 이날 상담할 때는 한도에 대한 은행 직원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한국과 다른 계좌 체계는 처음엔 이해하기 쉽지 않고, 이런 시행착오를 흔히 거칠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처음부터 한국인 직원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오후에는 zoom을 통해 ARC 담당자와 짧은 미팅을 했다. 그도 재택 근무를 하고 있었다. 메일로만 수 차례 소식을 나누었던 이와 모니터 안에서나마 얼굴을 보니 반가웠다. 이전이라면 student service center에서 직접 대면해 진행했을 것이다. DS-2019, 비자 스탬프, I-94 등 서류도 온라인으로 제출했다. 미팅은 10여분 정도로 마무리되었다. 이제 며칠 뒤면 UCSD 메일 계정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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