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8일 목요일

연수일기 15. 마트 이야기, 문라이트 스테이트(Moonlight State) 비치

2월 14일 일요일. 22일째 날. 아침 산책 겸 아내와 트레이더 조에 장을 보러 다녀왔다. 무빙 세일 물품을 주셨던 C 선생님께서 미국은 쇼핑의 천국이라고 하셨는데 그때는 그 의미가 와닿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살아보니 조금은 이해가 될 것 같다. 미국에 와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다양한 브랜드의 마트가 많다는 것이었다. 식료품, 의류, 잡화 등 품목별로 쇼핑에 최적화된 특색있는 마트들이 있다. 식료품을 취급하는 마트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트레이더 조, 코스트코, 그리고 랄프스였다. 코스트코에 대해선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고기의 가성비로는 최고이고, 랄프스는 식료품 외에도 다양한 생필품을 저렴하게 사기에 적당하다 (한국식 종합 마트와 가장 유사한 듯). 트레이더 조는 상대적으로 질 좋은 건강한 식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고, 그래서인지 유기농 식품도 많다. 몇 가지 자체 브랜드 냉동 식품을 먹어본 결과 맛도 훌륭했다. 많이들 추천하는 만다린 오렌지 치킨 역시 괜찮았다. 한국인들 사이에서 트세권, 코세권, 홀세권(홀푸드마켓)이란 말도 있던데, 이곳에선 집에서 가까운 곳에 좋은 마트가 있는 것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많음을 느끼고 있다. 계란, 우유 등과 함께 벽난로 위에 올릴 작은 화분 두 개를 함께 샀다. 오후에는 집 앞에서 아이들과 배드민턴을 쳤다. 

2월 15일 월요일. 23일째 날. 프레지던트 데이로 미국에 와서 처음 맞는 공휴일이다. 한국과는 달리 이곳은 날짜가 고정된 공휴일보다 몇 월 몇 번째 특정 요일로 지정된 공휴일이 많아서 익숙치가 않은데, 대개는 월요일이라 연휴가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만든 건지... 이번 주는 초등학교 방학이라 아이들은 일주일을 쉬게 된다. 
오후에 문라이트 스테이트(Moonlight State) 비치를 방문했다. 바닷가 도시라 해안선을 따라 가족과 소풍을 오거나 산책을 할 수 있는 공원과 해변이 워낙 많아서 해변들만 번갈아 방문해도 몇 달이 훌쩍 지날 것 같다. 지난 주에 갔던 솔라나 비치에 비해 규모는 작았는데, 몽돌 해변 앞 언덕에 넓은 모래사장이 있어 돗자리를 깔고 놀기에 좋았다. 휴일 오후라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우리도 다른 이들과 거리를 두고 모래사장 한켠에 중고로 구입한 비치 의자와 돗자리를 폈다. 이곳 바다는 파도가 높아서인지 써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래사장 너머엔 몽돌 해변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아파트에 입주한 C 선생님이 집에 들러 Julian Pie Company 애플파이를 선물했다. 유명한 파이 집이라고 하는데 맛있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C 선생님은 대학 졸업 동기인데, 근무하는 병원이 달라 졸업하고는 처음 만났다. 우리 딸과 같은 나이의 딸들이 있어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입국 후 그동안 서로 겪었던 어려움을 이야기하다 보니 금새 시간이 간다. 연수를 시작할 때 마주치게 되는 이런저런 시행착오는 누구든 피할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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