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4일 수요일

연수일기 19. 델 마르 해변, 즐거운 저녁 식사

2월 20일 토요일. 28일째 날. 아침 일찍 자동차 시트를 추가로 수선하기 위해 담당자가 집에 찾아왔다. 픽업 트럭에 작업 도구를 가득 싣고 아내와 함께 왔는데 휴일이라 어딘가로 나들이를 가는 길인 것 같았다. 수선이 끝난 뒤 늦은 아침을 먹고 델 마르 해변과 파워하우스 파크에 갔다. 토리파인스 스테이트 비치와 솔라나 비치 사이에 있는 해변이다. 해변 가까이에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많았다. 공원 잔디밭 아래로 모래 해변이 이어져 있어서 파도와 써핑을 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해변에 비해 정돈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다른 해변보다 가족, 친구들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아내와 조만간 어느 오후에 그늘막과 접이식 의자를 가지고 다시 오자고 이야기했다. 이곳에 와 오래지 않아 벌써 여러 해변과 공원을 구경했지만 어느 곳이 더 낫다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 모두다 각자의 특색이 있고 아름다웠다. 


저녁엔 H 선생님 가족을 초대해 식사를 했다. 입국 다음 날 집을 보러 왔을 때 우리에게 점심 식사를 대접해주었던 후배이다. 이사 온 뒤에는 아파트 바베큐장에 우리를 초대하기도 했었다. 미국 전화번호를 만들기 전에 아파트 투어 관련 연락을 부탁하기도 했고, 그동안 여러가지 도움을 받았다. 아내는 요리와 상차림을 좋아하는 편이다. 한국에선 자주 있는 일이었지만, 이곳에 와서 집에 누군가를 초대한 것은 처음이었다. 불고기와 매콤한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준비했고, 한국식 양념 요리를 먹을 기회가 아무래도 적은지라 모두가 맛있게 먹었다. 가족만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 것이 참 오랜만이었다. 


2월 21일 일요일. 29일째 날. 입국 후 딱 4주째 되는 날이다. 특별한 스케줄 없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후에 퍼시픽 하이랜즈 랜치 공원에 갔다. 이 공원은 사나흘에 한번은 오게 되는 것 같다. 집 근처라 산책이나 운동 겸 다녀오기 딱 좋다. 널찍한 잔디밭에서 아이들과 축구공을 차며 놀았다. 아들은 하루 종일 기운이 없어 보였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학교 생활이 걱정되는 모양이다. 문제가 있어도 잘 내색을 하지 않는 아이지만 이곳 학교를 다녀와서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종종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적응을 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너무 많은 마음 고생을 하진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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