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건 처음 봤다. |
LA 공항에서 샌디에고 숙소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렸다. 체크인을 하고 근처의 마트에 들러 간단한 저녁거리와 빅웨이브 맥주를 샀다. 이곳은 해가 일찍 저문다. 5시 반이 되니 벌써 컴컴해졌다. 밤에는 장대비가 내렸다. 샌디에고에서 비를 보는 건 드문 일이라던데, 이번 주 내내 비 예보가 많다. 내일과 모레는 돌풍 경보가 내려졌다고 한다. 며칠간 계속 이동해야 할 텐데 걱정이다.
1월 25일 월요일. 2일째. 집을 보러 가기로 한 날이다. 애초 염두에 두었던 동네에 선택할 수 있는 3 베드룸 집은 많지 않았다. 일주일 전 S 아파트와 H 아파트 투어를 예약했다. 초등학교, 중학교와 대형 쇼핑몰, 도서관 등을 걸어서 30분 내에 갈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1순위였던 S 아파트는 비어있던 유닛 1개가 출국 이틀 전에 계약되어 버렸고, 남은 H 아파트는 예약했던 시간에 투어가 어렵다는 렌트 담당자 답신이 왔다. 여러 차례의 연락 끝에 H 아파트 투어 시간은 오후 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었지만 다른 대안이 필요했다. 출국 전날 3마일 정도 떨어진 다른 동네의 A 아파트와 L 아파트 투어를 예약했다. 이날 처음 방문한 곳이 이 A 아파트였다. 비어있는 서너 채 중 큰 도로와 떨어진 집 1개의 위치가 제일 나아보였지만 이전 입주자가 막 나간 뒤 카펫 청소를 시작해 들어가볼 수 없었다. 비바람으로 어둑한 날씨 때문에 아파트의 분위기를 꼼꼼히 살펴보기도 어려웠다. 곧바로 근처의 L 아파트를 방문했다. 가장 최근 지어진 듯한 이 아파트는 호텔처럼 긴 복도를 따라 여러 채의 집들이 이웃하는 구조가 썩 맘에 들지 않았다.
두 군데 아파트를 구경한 뒤, 한 달 전부터 A 아파트에 살고 있는 후배 H 선생님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입국 초기에 바쁘게 돌아다니며 아이들 식사를 챙기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 식사 초대를 해준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점심을 먹으며 아파트와 아이들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애초 생각했던 동네와는 학군이 달랐는데, 이곳에서 배정될 초등학교는 첫째가 6학년으로 편입 가능해 우리 아이들이 6학년, 2학년으로 함께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카멜 밸리 지역은 Solana beach school district(SBSD)와 Delmar union school district(DMUSD)에 속한 학교들이 섞여 있는데 SBSD는 나이를 기준으로 학년을 정하고 DMUSD는 한국에서 다니던 학년을 기준으로 정한다.
오후에는 애초에 보려 했던 곳 중 하나인 H 아파트를 구경했다. 오래된 아파트라 집안 시설에 세월의 흔적이 많았다. 아파트의 위치는 더 나을 것 같았지만 아이들 학교 문제와 단지 내 오피스가 없어 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관리가 어려울 것 같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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