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금요일. 6일째 날. 지금까지 집, 은행 계좌, 차를 해결했다. 가장 중요한 일들은 얼추 다 해결한 셈이다. 아파트 입주일까지 급하게 할 일은 없어서 남은 이틀간은 시내 여기저기를 돌아보기로 했다. 숙소를 나서기 전에 아파트 계약 조건에 포함된 renters insurance에 가입했다. 자동차보험을 담당했던 설계사를 통해서였고, 두 가지 플랜 견적 중에 아파트에서 요구하는 최소 조건으로 가입했다.
이케아는 한국에서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직접 가보니 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파트 입주 뒤에 필요한 가구와 물품들을 미리 살펴보고 간단한 주방용품을 구입했다. 다음으로는 근처의 베스트바이에서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구입했다. 아이패드는 한국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아이폰은 tax를 포함해도 더 저렴했다. 반스앤노블을 들렀지만 아직은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인지 살만 한 책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오후에는 비가 내려 날씨가 쌀쌀했다. 입국 후 비가 내린 날이 벌써 사흘이다. 샌디에고에선 비오는 걸 구경하기 어렵다고 하던데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1월 30일 토요일. 7일째 날. 입국하고 처음 맞는 주말이다. 오늘은 발보아 공원 Balboa Park과 라호야 코브 La Jolla Cove를 둘러보기로 했다. 어제와는 달리 날씨가 화창했다. 샌디에고 동물원이 문을 닫았다가 두 달 만에 재개장하는 날이라 매표소 앞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캘리포니아에서만 매일 1만명 이상의 covid-19 환자가 새로 생기고 600명 이상이 사망한다. 신규 환자가 4만명씩 발생하던 1월 중순에 비해서는 나아진 셈이다. 환자가 줄었다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건 여전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오랜만의 동물원 개장이어선지 줄 선 사람들 표정은 밝기만 하다. 우리는 한적한 공원을 따라 spenish village art center를 지나 공원 입구의 광장까지 산책을 했다. 자연사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모두 운영을 안하고 있어 아쉬웠다. 상황이 나아져서 들어가볼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라호야 코브로 향했다. 라호야 비치 근처가 부촌이라 들었는데, 해변을 따라 이어진 고급 주택과 상가들을 보니 실감이 났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Ellen Browning Scripps Park 공원으로 내려왔다. 점심 메뉴가 맘에 들지 않았던 딸아이에게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는데,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갈매기가 아이스크림을 채가버렸다. 놀란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한동안 갈매기에게 심통스런 혼잣말을 하던 아이는 공원 앞 부머 비치 Boomer Beach에서 바다사자와 물개를 보고서야 기분이 나아졌다.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한인 마트인 시온마트 Zion Market을 들렀다. H마트보다 규모가 더 컸고 마트 안에 한국 브랜드 상점들도 입점해 있었다. 김치와 1인용 전기요를 샀다. 샌디에고에선 난방을 틀 일이 없다지만, 나와 아이들과 달리 추위를 많이 타는 아내에겐 필요할 것이다.
Ellen Browning Scripps Park. 갈매기도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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