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6일 금요일

연수일기 38. Covid-19 백신 예약과 검사

3월 24일 수요일. 60일째 날. 샌디에고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Red tier로 완화되면서 A 교수님께 다음 주부터 연구실에 출근하겠다는 메일을 보냈다. The Campus on Villa La jolla 건물에 위치한 공유 연구실은 정원의 25% 한도인 5명 미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직 재택 근무를 하는 연구원들이 많아 월요일을 제외하면 여유가 있었고, 화요일과 목요일에 연구실을 사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UCSD 캠퍼스 안에서 일하는 경우 1주일에 한 번씩 covid-19 test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2회의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 테스트는 필수 사항이 아니었다. 

Healthcare worker는 백신 접종 순서의 Phase 1A, 가장 우선 순위에 해당한다. A 교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나도 백신 접종 대상이 될 것이고 빨리 맞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엄밀히 보면 나는 이곳에서 병원 안에서 일하거나 환자를 만나고 있지 않으므로 이 기준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동안 접종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았다. 백신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좀 더 급한 대상자들이 우선이어야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clinical laboratory worker 역시 Phase 1A에 해당하므로 연구실에 출근하게 된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 

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미국 내 백신 접종은 백신 접종 사이트에 등록된 이들에게 순차적으로 통보가 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개인이 먼저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여러 등록 사이트가 있는데, 내 경우엔 UCSD에서 운영하는 MyChart를 통해 예약 통보를 받는다. UCSD 구성원들에게 정기적으로 발송되는 covid-19 관련 메일에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담당 부서의 책임자를 통해 연락할 수 있는 메일 주소를 찾을 수 있었다. 어제 A 교수님께 해당 방침과 메일 주소를 보냈고, 오늘 백신 접종 담당 부서에서 접종 예약 전화를 받았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중에 선택이 가능했고, 이번 주 토요일에 모더나 백신 접종을 위해 방문하기로 했다. 


3월 25일 목요일. 61일째 날. C 선생님 내외를 초대해 점심을 먹었다. 요리를 잘 하는 아내가 코스트코에서 사온 돼지 등갈비를 이용한 김치찜으로 또 솜씨를 발휘했다. 중고로 구입한 인스턴트 팟을 요긴하게 쓰고 있는데, 아내는 나중 한국에 가서도 하나 구입할 생각이다. 

어제 밤부터 둘째가 목 안이 좀 불편하다고 했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열이 없어 아침에 학교에 보냈는데 학교에서 조퇴를 시키겠다고 연락이 왔다. 오후에 Covid-19 검사를 받고 그 결과가 확인되고 증상이 좋아지면 학교에 다시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샌디에고 카운티 웹페이지에서 요일 별 무료 검사소를 확인했다. 샌디에고 대학 주차장 건물에 설치된 검사소가 오늘 가능한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 입구 왼쪽에는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부스가, 그리고 오른쪽에는 테스트 부스들이 줄지어 있었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연구실에 출근하려면 백신 접종을 마칠 때까지 당분간 나도 검사 결과가 필요할 것 같아 아이와 함께 검사를 받았다. 작년 말에 한국에서 검사를 한 번 받아봤던 따님은 코 깊숙이 솔을 넣는 검사 과정 때문에 검사 전부터 울상이 되어 잔뜩 긴장했다.

스마트폰으로 웹사이트에 인적 사항을 입력하고 동의서에 사인을 한 뒤 손 소독을 하고 검체 보관용 bottle을 받은 뒤 검사 부스로 이동했다. 부스 직원에게 검체 채취용 솔을 받아 나는 직접 검체를 채취하고 딸은 부스 직원이 채취해주었다. 이곳에선 anterior nasal collection 방법을 쓰고 있어서 아이가 훨씬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CDC에서는 의료인 또는 환자가 채취하는 해당 방법을 사용 가능한 채취법 중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다.

https://www.cdc.gov/coronavirus/2019-ncov/lab/guidelines-clinical-specimens.html

전통적인 nasopharyngeal swap 방법에 비해 oropharyngeal swap의 민감도가 떨어진다고 알고 있었다. anterior nasal collection은 아이가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고 의료진의 부담도 적어서 좋긴 한데, 어느 정도의 정확도가 보장된 것인지 궁금했다. PCR이라 해도 결국 물리적으로 검체의 양에 따른 영향을 받을텐데.

검사 결과는 2-4일 내에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한다. 내일은 학교를 안 가고 집에서 쉬어야 할텐데,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다. 


Covid-19 무료 검사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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