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금요일. 48일째 날. 오늘 금요 연구 미팅에서는 Johns Hopkins의 Kunihiro Matsushita 교수를 초청해 Peripheral Artery Disease에 대한 발표를 들었다. 심근 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말초동맥질환 관련 최신 연구들을 통해 해당 질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료실에서 흔히 접하는 임상적인 내용이라 발표 내용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후로 박사후 연구원의 발표가 있었는데, 그동안 진행해온 연구 프로젝트와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연구 과제에 지원하고 연구비를 받는 것을 포함해 연구 그룹에 속한 이들이 실제적인 조언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후 늦게 아이들과 솔라나 비치 Solana beach에 갔다. 날이 쌀쌀해 해변을 오래 걷진 못했다. 근처의 피자 포트 Pizza Port 브루어리에서 새우가 들어간 피자를 샀다. 매장 내에서 크래프트 맥주를 함께 마시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래도 피자 맛이 좋았다. 아이들도 잘 먹었다. 아들 키가 어느새 부쩍 자란 것 같은데, 그래선지 요즘은 먹는 양도 늘었다. 하긴 한국에서보다 운동량이 엄청 늘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플래처 코브 비치 공원에 차를 세우고 피자를 먹으며 저녁 하늘을 바라보았다. 해가 저물어가면서 시간이 지나는 게 아쉬울 정도로 하늘 빛이 예뻤다.
솔라나 비치의 일몰. 해 지는 걸 보며 한참을 머물렀다. |
3월 13일 토요일. 49일째 날. 사파리 파크에 다녀왔다. 샌디에고 동물원에서 운영하는 공원으로, 다운타운에 있는 동물원과 달리 샌디에고 시내의 북동쪽 외곽에 위치하고 있다. 집에서 가기엔 더 가까운 곳이다. 지금은 seaworld와 마찬가지로 방문을 위해서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메일로 받았던 임시 연간 회원권 바코드를 입구의 티켓 창구에서 실물 카드와 교환할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트램을 운영하지 않아 사바나와 평원의 동물들을 보는 데에는 제한이 있었지만, 워낙 넓은 곳이라 어차피 하루에 모든 곳을 돌아보기는 어려웠다. 서너 번은 와야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네 시간 정도에 걸쳐 쉬엄쉬엄 둘러 보았지만 걸어서 볼 수 있는 구역도 다 보지 못했다. 아프리카를 모티브로 한 구역이 많았지만 walkabout australia라는 이름의 왈라비, 오리너구리와 같은 호주 동물들을 볼 수 있는 구역도 있었고, world garden이란 이름의 선인장 정원 언덕도 있었다. 시선이 가는 곳마다 기부자의 이름이 새겨진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기부가 보편화된 미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는데, 조형물과 담장, 벤치 등 곳곳에 설치된 현판을 보니 조금은 과하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동물들을 보는 것 외에도 산책로와 조경이 훌륭해서 걷는 것이 즐거웠다. seaworld도 그랬지만 예약제 운영이라 아직까진 사람이 많지 않아 방문하기엔 더 좋은 거 같다. 날씨가 너무 더워지기 전에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다. 트램을 타고 초원을 거니는 동물들도 볼 수 있게 되기를.
선인장이 가득한 World Garden 꼭대기에서 바라본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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