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금요일. 62일째 날. 새벽에 어제 받은 covid-19 테스트 결과가 도착했다. 딸아이도 나도 음성이었다. 행여 양성이었다면 아이들 둘 다 한동안 학교에 못 가고 가족 모두가 집에만 있어야 했을텐데, 다행이었다. 그래도 아이는 오늘은 집에서 쉬기로 했다.
3월 27일 토요일. 63일째 날. covid-19 백신 접종을 위해 아침에 UCSD에 갔다. 접종 장소는 실내 체육관인 RIMAC arena 였다. 학교 밖에서부터 체육관까지, 접종 장소를 알리는 표지판이 줄지어 설치되어 있었다.
접종 장소로 가는 길 |
아침부터 접종을 위해 온 사람들이 많았다. 입구에서 약속된 일정과 신분증을 확인했다. 체육관 안에는 수십 개의 간이 데스크가 있었고, 각 데스크마다 접종을 담당하는 간호사 한 명과 보조를 하는 직원 한 명이 짝을 지어 일했다. 주사를 맞은 후 접종 카드와 2차 접종에 대한 안내를 받고 이상 반응 모니터링 장소(농구 코트)로 이동해 15분간 기다리며 문제가 생기지 않음을 확인했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데리고 미라마르에 있는 Flying Leatherneck Aviation Museum을 방문했다. 2차 세계대전부터 쓰이던 각종 항공기들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이다. 예산 부족으로 이번 주말까지만 운영하고 완전히 닫는다고 한다. 기념품 샵에선 박물관이 문을 닫기 전 남은 물건들을 떨이로 팔고 있었다. 문을 닫기 전 박물관의 모습을 눈에 담아주려 한 건지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이 많았다. 안내를 하는 분들이 대부분 나이 지긋한 남자였는데 대부분 참전 용사들이 아니었나 싶다. 전시된 헬기를 베트남전에서 직접 조종했던 분이 헬기에 대한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아이들도 나도 설명을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을텐데. 전쟁이나 항공기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이 금새 지루해 해 오래 있긴 어려웠다.
이 근처엔 브루어리가 많다. 그중 Ballast Point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음식이 훌륭했다. 식사 후 미라마르 호수 Lake Miramar에 들렀다. 피크닉을 온 사람들이 많았다. 낚시를 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이곳에서 낚시를 하려면 어른 한 명 당 8달러를 내야 했다. 언젠가 음식을 준비해 다시 와도 좋을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호수를 돌아 레이크뷰 공원에서 차를 잠깐 멈췄다. 호수를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작은 공원이 무척 아름다웠다.
미라마르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레이크뷰 공원 |
호수에서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모더나나 화이자 접종의 경우 피로감, 두통이 가장 흔한 전신 부작용이다. 갑자기 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지고 두통과 약간의 어지럼증도 느껴졌다. 집으로 돌아와 한 시간 반정도 자고 나니 컨디션이 좀 나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