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토요일. 126일째 날. 쿠야마카 호수 Lake Cuyamaca에 다녀왔다.
3월에 줄리안에 갔다가 돌아오면서 들렀던 곳이다. 당시엔 흐리고 비까지 오늘 날씨 때문에 줄리안을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었다. 아쉬운 마음에 돌아오는 길에 들러볼 곳을 찾았고, 그게 이 호수였다. 지도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가까운 곳에 호수가 있다는 것만 확인하고 호수 쪽으로 운전대를 잡았는데, 주차료를 내지 않고는 호숫가에 정차할 만한 곳이 없어 주변 풍경만 둘러보고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샌디에고 근교에 캠핑과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잘 알려져 있는 호수였다. 집에서 1시간 거리로 나들이 삼아 다녀오기 적당해 언젠가 다시 한 번 가봐야겠다 생각했던 터였다.
한적한 호숫가 |
줄리안에서 79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오면 호수를 만나게 된다. 이곳의 댐은 1888년에 건설되었고, 캘리포니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되었다고 한다. 호수 서쪽에 있는 레스토랑과 낚시 샵 옆으로 주차장 입구가 있다. 이곳에 주차를 하려면 입장료 10불을 내야 한다. 입구 안쪽의 호수 기슭에는 바베큐 그릴이 딸린 피크닉 테이블이 여러 개 있었다. 휴일 소풍을 나온 가족들이 많았고,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도 꽤 있었다. 낚시를 하려면 캘리포니아 라이센스(하루 17불)와 퍼밋(성인 8불)을 구입해야 한다. 이 호수에선 커다란 송어도 낚을 수 있다고 한다.
월척이다... (출처: https://www.lakecuyamaca.net/) |
낚시 도구 샵에서 낚싯대를 빌리려 했는데, 지금은 거리두기 때문에 대여는 하지 않고 판매만 한다고 했다. 낚시 도구를 다 구입하기엔 부담이 되어 이번엔 낚시는 포기하고 대신 보트를 빌리기로 했다. 모터가 달린 나무 보트를 35불에 오후 반나절 동안 빌릴 수 있다. 운전법은 매우 간단해서, 전진/중립/후진 기어와 엑셀에 해당하는 바에 대한 설명으로 끝. 원칙은 성인만 운전할 수 있지만, 중학생 정도만 되어도 가능할 듯 했다.(실제로 호수 가운데서 아들이 잠깐 운전을 체험해보기도 했다.) 라이프 자켓은 아이들에게만 준다. 안전 교육이나 주의 사항도 없다. 말은 안 했지만 '호수에 빠지더라도 당연히 다들 수영은 할 수 있지?'라는 듯한 태도.
(출처: https://www.lakecuyamaca.net/) |
호수 중간에서 닻을 내려 정박을 하고 간식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보트에서 낚시를 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 시간 정도 보트를 타고 나와 피크닉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호수 주변으로 피크닉과 캠핑이 가능한 구역은 서쪽과 북쪽에 모두 세 군데가 있다. 피크닉과 캠핑 구역 외에 캐빈과 콘도도 있어 좀더 편한 숙박도 가능했다. 다음 번에 레이크뷰 캐빈을 예약해 다시 오기로 했다. 그땐 낚싯대를 준비해오면 좋을 것 같다. 떠나기 전에 보트를 한 번 더 탔다.
사진만 다시 봐도 힐링이 되는 느낌 |
돌아오는 길에 줄리안의 맘스 파이에서 애플 사이다를 샀다.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사과 쥬스였다. 사과 외에 배즙을 넣어 새콤달달했다. 쥬스를 까다롭게 고르는 딸아이도 맛있어 해 한 병을 더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