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0일 월요일

연수일기 59. 애니스 캐년(Annie's Canyon) 트레일

5월 9일 일요일. 106일째 날. 애니스 캐년 Annie's canyon에 다녀왔다. 솔라나 비치 근처에 있는 캐년으로 짧은 트레일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샌디에고 카운티 내에도 트레일을 즐길 수 있는 몇 개의 캐년이 있다. 대부분 높고 깊진 않으므로 아이들과 짧은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데, 애니스 캐년은 아내가 참여하는 미팅에서 이곳에 사는 분들께 가볼 만 한 곳으로 추천을 받았다.

솔라나 비치의 북쪽에 있다.

트레일헤드는 주택가 안쪽에 있어 근처에 스트릿 파킹을 해야 한다. 샌 앨리요 라군 San Elijo Lagoon 지역을 이웃해 이어진 오솔길을 따라 2-30분 정도 걸으면 캐년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양 옆으론 형형색색의 꽃들이 가득 피어있고, 시선을 조금 더 멀리하면 강과 바다가 만나는 습지가 보이는 아름다운 길이다. 일요일이라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온 가족이 많았다. 

커다란 나무가 있는 작은 광장에서 시작해 언덕의 정상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이다. 오른쪽은 좁은 슬롯 캐년, 왼쪽은 평범한 산길이다. 대부분은 오른쪽 길로 올라가 왼쪽 길로 내려오게 된다. 

올라갈 때는 오른쪽 화살표를 따라

오른쪽 길을 선택하면 좁은 협곡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랜드 써클의 앤터로프 캐년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유명한 슬롯 캐년이 많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있다. 지난 달에 갔었던 보레고 사막의 슬롯 캐년도 그 중 하나였다. 애니스 캐년은 길이가 짧아 좁은 협곡을 지나 5분 정도면 정상에 오르는 게 가능하다. 길이가 짧아 아쉽긴 해도 한 사람이 겨우 빠듯하게 지나갈 만한 너비라 슬롯 캐년 특유의 재미를 맛볼 수는 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어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협곡을 만난다.

오르막길의 마지막 부분은 경사가 가팔라 철제 사다리와 계단을 딛고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 오르면 야트막한 언덕 아래로 라군 지역을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강을 볼 수 있다. 잠시 바람을 쐬며 풍경을 감상하다 언덕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 길을 따라 내려왔다. 슬롯 캐년을 지나 언덕 위의 뷰포인트만 다녀오면 한 시간 남짓,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고 슬롯 캐년을 지나는 재미도 있어 아이들도 지루해하지 않는다.

델 마르 비치 근처의 브루어리인 Viewpoint brewing company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창고처럼 보이는 입구로 들어가니 전면이 개방되어 트인 널찍한 실내 공간이 펼쳐진다. 샌디에귀토 라군을 볼 수 있는 바깥 자리에 앉아 맥주 샘플러와 음식을 주문했다. 생각보다 음식 양이 많지 않았지만 맛은 모두 좋았다. 그동안 들렀던 몇 군데의 브루어리 모두 분위기나 맛이 웬만한 레스토랑보다 나아 실망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새로운 로컬 맥주들도 함께 맛볼 수 있으니, 아직 가보지 못한 브루어리들도 부지런히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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