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일요일. 106일째 날. 애니스 캐년 Annie's canyon에 다녀왔다. 솔라나 비치 근처에 있는 캐년으로 짧은 트레일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샌디에고 카운티 내에도 트레일을 즐길 수 있는 몇 개의 캐년이 있다. 대부분 높고 깊진 않으므로 아이들과 짧은 산책을 하기에도 좋은데, 애니스 캐년은 아내가 참여하는 미팅에서 이곳에 사는 분들께 가볼 만 한 곳으로 추천을 받았다.
솔라나 비치의 북쪽에 있다. |
트레일헤드는 주택가 안쪽에 있어 근처에 스트릿 파킹을 해야 한다. 샌 앨리요 라군 San Elijo Lagoon 지역을 이웃해 이어진 오솔길을 따라 2-30분 정도 걸으면 캐년 입구를 만날 수 있다. 양 옆으론 형형색색의 꽃들이 가득 피어있고, 시선을 조금 더 멀리하면 강과 바다가 만나는 습지가 보이는 아름다운 길이다. 일요일이라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온 가족이 많았다.
커다란 나무가 있는 작은 광장에서 시작해 언덕의 정상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이다. 오른쪽은 좁은 슬롯 캐년, 왼쪽은 평범한 산길이다. 대부분은 오른쪽 길로 올라가 왼쪽 길로 내려오게 된다.
올라갈 때는 오른쪽 화살표를 따라 |
오른쪽 길을 선택하면 좁은 협곡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랜드 써클의 앤터로프 캐년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유명한 슬롯 캐년이 많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있다. 지난 달에 갔었던 보레고 사막의 슬롯 캐년도 그 중 하나였다. 애니스 캐년은 길이가 짧아 좁은 협곡을 지나 5분 정도면 정상에 오르는 게 가능하다. 길이가 짧아 아쉽긴 해도 한 사람이 겨우 빠듯하게 지나갈 만한 너비라 슬롯 캐년 특유의 재미를 맛볼 수는 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어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협곡을 만난다. |
오르막길의 마지막 부분은 경사가 가팔라 철제 사다리와 계단을 딛고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 오르면 야트막한 언덕 아래로 라군 지역을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강을 볼 수 있다. 잠시 바람을 쐬며 풍경을 감상하다 언덕 능선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 길을 따라 내려왔다. 슬롯 캐년을 지나 언덕 위의 뷰포인트만 다녀오면 한 시간 남짓,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고 슬롯 캐년을 지나는 재미도 있어 아이들도 지루해하지 않는다.
델 마르 비치 근처의 브루어리인 Viewpoint brewing company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창고처럼 보이는 입구로 들어가니 전면이 개방되어 트인 널찍한 실내 공간이 펼쳐진다. 샌디에귀토 라군을 볼 수 있는 바깥 자리에 앉아 맥주 샘플러와 음식을 주문했다. 생각보다 음식 양이 많지 않았지만 맛은 모두 좋았다. 그동안 들렀던 몇 군데의 브루어리 모두 분위기나 맛이 웬만한 레스토랑보다 나아 실망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새로운 로컬 맥주들도 함께 맛볼 수 있으니, 아직 가보지 못한 브루어리들도 부지런히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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