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4일 화요일

연수일기 56. 펫코 파크 야구 관람

5월 3일 월요일. 100일째 날. 

샌디에고 파드리스의 홈 경기가 있는 날이다. 메이저리그는 작년엔 무관중 단축 시즌으로 운영했지만 올해는 관중 입장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야구 개막 이후 종종 경기 스케줄을 찾아보곤 했다. 티켓은 MLB 공식 제휴 업체인 ticketmaster 외에도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stubhub이나 seatgeek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한국과는 달리 티켓 가격은 구단마다 천차만별인데 인기 구단일 수록 가격이 비싸고, 같은 구단이라도 경기 일정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한다. 지난 주말에 티켓 가격을 검색했는데 마침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주중 3연전 경기 티켓이 다른 경기에 비해 저렴해 월요일 경기로 예약했다. 티켓을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구매처로는 stubhub에 대한 추천이 많았고 경기 임박한 시간이 되면 기존 가격보다 훨씬 싸게 살 수도 있다고 했지만, 낮은 가격의 티켓은 티켓마스터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현재는 좌석에 따라 covid-19 검사 결과나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이 있는데 3층의 저렴한 좌석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다운타운은 대부분 유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고, 야구장 근처도 마찬가지이다. 2004년에 개장한 펫코 파크를 둘러싼 길은 내셔널리그 타격왕을 8회 수상한 Tony Gwynn과 통산 600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의 전설 Trevor Hoffman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보안 검사대에서 경기장에 가방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해 주차장에 다시 돌아갔다 와야 했다. 1시간 일찍 여유있게 도착했던지라 그래도 경기 시작 전에 입장할 수 있었다. 

경기장 입구 안쪽 벽면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파드리스 출신 선수들의 동판 장식을 볼 수 있었다. 물론 토니 그윈의 동판은 앞쪽에 따로 모셨다. 경기장 시설은 훌륭했다. 한국에선 잠실, 수원 구장과 광주 챔필을 가 본 경험이 있었는데 어느 구장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라운드 안 시설은 물론이고 다양한 종류의 매점, 그라운드 밖의 다양한 볼거리들이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을 더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명예의 전당 헌액 선수들


오늘 경기엔 김하성 선수가 선발로 출전했다. 지금은 주전도 아니고 성적이 뛰어나지도 않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뛰는 한국 선수를 직접 보니 뿌듯함과 흥분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2회엔 실점 위기에서 멋진 다이빙 캐치로 이닝을 끝내 관중들의 함성과 박수갈채를 받았다. 관객들의 응원 열기는 한국 야구장이 훨씬 뜨겁지만, 관중석에서 직접 느낀 이곳 분위기 역시 단체 응원을 하지 않을 뿐 경기에 대한 열정은 비슷하지 않나 싶다. 

김하성 선수 타석

입장하는 길, 2층과 3층 통로에서 보이는 바다와 항구 풍경도 멋졌지만 관중석에서 보는 그라운드와 외야 바깥의 스카이라인은 정말 아름다웠다. 가장 아름다운 구장으로 손꼽히는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는 얼마나 멋질지 모르겠다. 시간이 많지 않아 경기장 내부를 꼼꼼히 둘러보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다음 번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해가 지고 나니 날씨가 쌀쌀해지고 가연이가 추워해 6회가 끝나고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경기 결과는 파드리스의 2:0 승리. 생각보단 아이들도 지루해하지 않고 경기장 분위기를 좋아해 다음에 또 올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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