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 월요일. 86일째 날. 아침에 공원에서 러닝 후 아파트 풀 사이드의 캐노피에서 글을 썼다.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지면서 아파트 클럽하우스도 문을 열었다. 내부를 돌아보는데 어느 한국 분이 작년에 이사 온 이후로 클럽하우스가 계속 닫혀 있었기 때문에 이제야 처음 들어와 본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가족은 아직 3개월이 채 안되었으니 사정이 나은 편이라 해야 하나. 오후엔 딸아이와 친구들이 클럽하우스에서 놀았다. 포켓볼 당구대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가끔 이곳에서 일을 해도 좋을 것 같다.
4월 20일 화요일. 87일째 날. 아들의 중학교 수학 과정을 정하기 위한 시험을 등록했다. 학군에 따라 6학년부터 중학교 과정에 들어가는 곳도 있고, 여기와 같이 7학년부터 중학교 과정인 곳도 있다. 입학에 필요한 서류는 한 달 전에 보냈었다. 7학년은 총 여섯 과목의 수업을 듣는다. 수학, 영어, 세계사, 과학, 체육의 다섯 과목이 필수이고, 이 학교의 경우 미술, 보컬 트레이닝, 밴드, 오케스트라, 리더쉽, 교지 편집, STEM, 스페인어 중 한 과목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선택 과목들 중 우선 순위를 정하는데 아이가 한국에서 첼로를 배웠던 경험이 있어서 오케스트라를 첫 번째 순위로 선택했다.
7학년 과목 선택 서류 |
중학교 영어와 수학은 학생의 수준에 따라 적절한 단계를 선택하도록 한다. 수학 과정은 Integrated Math A와 B로 나뉘어지고, 각 level은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중 자신에게 적합한 과정을 선택하는데, 7학년은 기본적으로 Math A 과정 세 단계(A Essentials - A - A Honors)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중학교 학군 교육청에서 시행하는 수학 진단 능력 평가 결과를 참고해 결정할 수 있다. 나중에 우편으로 도착한 테스트 결과를 보니 Math A Honors 단계에 해당하는 점수였다. 이 결과에 따라 추후 입학 전에 단계를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준다.
Mathematics Diagnostic Testing Project Score |
7학년이지만 8학년 과정인 Integrated Math B Honors를 들을 수도 있다. 대신 이를 선택하려면 Integrated Math B Honors Readiness Test (IMBHRT) 점수가 70% 이상이어야 한다. 이 테스트는 신청한 학생들 만을 대상으로 따로 시행하며, 5월에 온라인으로 예정되어 있다. 학교에서 받은 예시 문제가 담긴 자료를 살펴보니 8학년 과정도 괜찮을 것 같아 테스트에 등록해보기로 했다. 결국 7학년 수학 한 과목만 해도 학생의 수준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누어 배우게 되는 것이다. 교과목 선택 과정을 전반적으로 경험해보니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맞춤식 교육을 제공하는 체계가 잘 잡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테스트는 교육의 결과가 아닌, 적절한 교육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한국에선 이런 방식의 시험을 보지 않는다.
아파트 근처 쇼핑몰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이 쇼핑몰에도 식당이 몇 개 있는데 지난 달에 브런치를 먹었던 곳 외에 두 번째 식당이다. 화요일 저녁은 피자 데이라 피자 하나를 시키면 같은 피자를 하나 더 받을 수 있다. 나이 지긋한 중년 직원의 서빙이 마음에 들었고, 음식 맛도 괜찮았다. 앞으로 종종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식사 후 아들이 농구 수업에 참여하는 동안 딸아이와 공원 놀이터에서 놀았다. 저녁 날씨가 꽤 쌀쌀했다.
4월 21일 수요일. 88일째 날. 오전에 비가 와서 Gym에서 운동했다. 4월 말인데 흐린 날엔 아직도 쌀쌀하다. 그동안엔 서울보다 이곳 기온이 줄곧 높았지만 이제 서울 기온이 더 따뜻한 날도 있다. 서울은 벌써 초여름 날씨라고 한다.
다음 주 아내의 운전면허 실기 시험을 대비해 아내가 운전을 해 클레어몬트 DMV 근처를 돌아보았다. 아내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난 번엔 처음이라 긴장한 티를 너무 많이 냈었던 것 같다. 시험을 보았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길 들어보면 감독관에 따라 규칙을 깐깐하게 적용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여기서도 운전은 주로 내가 맡아왔지만, 시험 전까지는 되도록 아내가 운전을 하기로 했다. 이번 시험은 큰 실수 없이 잘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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