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30일 금요일

연수일기 54. 샌디에고 보태닉 가든

4월 28일 수요일. 95일째 날. 아이들과 오후에 앤시니터스의 보태닉 가든에 갔다. 샌디에고에 처음 오는 관광객은 대개 발보아 공원의 보태닉 가든(Botanical building and Lily pond)을 떠올릴텐데, 이곳이 훨씬 크고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다. 평소라면 샌디에고 주민은 화요일에 무료 입장을 할 수 있지만 판데믹 재개장 이후에는 아직 무료 입장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샌디에고와 캘리포니아의 자생종들은 물론 사막의 선인장들에서 열대의 숲까지, 허브와 꽃, 과일 나무와 대나무까지 각 대륙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모험 소설의 나무 위 집을 연상시키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도 있었다. 꽃이 피는 시기라 더 그랬겠지만 한 장소에서 이렇게 많은 꽃들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꽃과 나무들 사진을 찍느라 열중인 아내와는 달리 심드렁하던 아이들은 연못에서 거북이들을 만나고서야 기분이 좋아졌다. 

공들여 가꾼 꽃들

거북이 안녕!

각 지역을 테마로 한 정원들 사이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져 있어 아이들과 걷기에도 좋았다. 두 시간 정도 보태닉 가든을 둘러보고 딸아이 수영복을 사러 칼스배드 아울렛에 들렀다. 이웃해 있는 플라워필드의 꽃밭이 아울렛 안에서도 보였다. 봄이 되면 플라워필드에도 가보려고 했는데, 우리 가족에겐 나들이 장소로 오늘 갔던 보태닉 가든보단 못할 것 같다.  

어제 백신 접종 때문인지 하루 내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오전엔 집에서 쉬어야 했다. 열은 없었지만 근육통과 몸살 기운이 있었는데 다행히 타이레놀을 먹고 좀 나아져 나들이를 할 수 있었다. 컨디션은 밤이 되어서야 회복이 되었다. 

오늘은 아들의 생일이다. 아침에 아내가 미역국을 끓였다. 저녁엔 아이가 좋아하는 초코 케잌에 불을 붙였다. 에어팟을 갖고 싶다고 했는데 얼마 전 코스트코에 갔을 때 마침 세일을 하고 있어서 생일 선물로 샀다. 한국에서라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파자마 파티도 했을텐데. 고학년 아이들 반에선 생일을 먼저 축하해주진 않는 것 같고, 따로 친구들에게 생일을 알리기도 애매하다.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을 못내 서운해하는 눈치라 마음에 걸렸다.  


4월 29일 목요일. 96일째 날. 저녁에 아파트 리싱 오피스 앞으로 타코 푸드트럭이 왔다. 며칠 전부터 아파트 뉴스레터를 통해 홍보를 해서 먹어봐야겠다 생각했었다. 매일매일 힘들게 삼시세끼를 찍고 있어서 끼니를 해결할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체험해야 한다. 색다른 경험이긴 했지만 음식 맛은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려웠다. 오히려 Rubio's taco 체인이 왜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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