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7일 토요일

연수일기 48. 짜장면과 짬뽕, 아내의 백신 접종

4월 13일 화요일. 80일째 날.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연구실에 출근했다. 한국에서보다 훨씬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다보니 연구실에서 혼자 집중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 

오후에는 여느 때처럼 딸아이를 워터 폴로 수업에 데려다주었다. 그래도 이제 아들이 워터 폴로를 그만두어 오늘은 둘째만 다시 데리러 가면 되었다. 이전까진 둘이 끝나는 시간이 달라서 애들을 데리러 갈 때 두 번을 왔다갔다 해야 했다. 화요일과 목요일의 경우 학교 등하교와 워터 폴로, 아들의 농구 수업까지, 하루에 일곱 번 애들을 실어날라야 했는데 한 번이 줄어든 것이다. 

워터 폴로 수업의 경우 한 달 동안 수업 내용엔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일주일에 네 번 수업에 운동량이 너무 많아 여전히 힘들어 보였다. 이곳 아이들만큼 운동을 계속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괜찮겠지만, 한 달을 지켜본 결과 1년간 이 수업을 계속 받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과 여러 차례 상의를 했고, 결국 워터 폴로 수업은 추가 등록을 하지 않기로 했다. 농구 수업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이번 달부터 코치가 한국인으로 바뀌었고, 함께 수업을 받는 아이들 중에도 한국 아이가 있다고 한다. 오늘은 그 아이와 이야기를 꽤 했는지 수업이 끝난 뒤 밝은 표정으로 수다를 떤다. 집에서 혼자 드리블 연습을 하는 걸 보니 벌써 내 수준은 넘어선 것 같다.


4월 14일 수요일. 81일째 날. 아침에 공원 러닝을 했다. 연구실에 나가지 않는 날 아침엔 되도록 운동을 하려 한다. 지난 주에 샌디에고 카운티의 거리두기 티어가 오렌지로 한 단계 낮아지면서 아파트 클럽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클럽하우스 안에 포켓볼 당구대가 있어서 가끔 지환이와 쳐봐도 될 것 같다. 

시온마켓 안에는 홍콩반점 샌디에고점이 있다. 이곳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장을 보았다. 쟁반짜장, 짬뽕, 탕수육을 시켰다. 한국식 짜장면과 짬뽕은 정말 오랜만이라 짬뽕 국물까지 남기지 않고 다 비웠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건 역시 이곳에서도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이다. 


4월 15일 목요일. 82일째 날. 오늘부터 샌디에고 카운티에선 16세 이상의 일반 성인 Covid-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아내의 스케줄도 UCSD 접종 장소로 어제 예약을 해두었고, 오늘 아침에 모더나 백신 접종을 했다. 아내를 기다리는 동안 기숙사 근처를 둘러보았다. 블라인드가 올려진 창문으로 학생들이 사는 방이 보였다. 내부는 한국의 대학교 기숙사와 비슷한 것 같다. 기숙사 식당에서 커피를 샀다. 아내는 오후까지 주사 맞은 팔이 아픈 것 말고 다른 증상은 없었는데 큰 불편 없이 수월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 

기숙사 식당 앞의 뜰

오후엔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았다. 소고기와 돼지고기로만 14kg. 평생 가장 많은 육류를 사 본 것 같다. 내일 안자보레고 사막에 가서 주말을 보내기로 해서 먹을 음식도 준비해야 한다. RV랜치에서 운영하는 렌탈 캠핑카에서 머물기로 했는데, 미국에서의 캠핑은 처음이라 기대가 된다. 음식과 BBQ에 필요한 석쇠, 모닥불용 토치도 함께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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