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2일 월요일

연수일기 46. 그랜드 써클 여행- 후버댐, 팜스프링스 케이블카, 데저트힐 프리미엄 아울렛

4월 9일 금요일. 76일째 날. 느지막히 호텔에서 일어나 아내와 카지노에 들렀다. 아내는 라스베가스가 처음이었는데, 여기 왔다면 카지노는 한 번 체험해봐야 할 것이다. 3년 전 학회로 이곳에 왔을 때 함께 왔던 동료가 잭팟을 터뜨려 몇백 불을 벌었는데, 이번엔 그런 행운은 없었다. 그래도 슬롯머신에서 30불 정도는 따고 그만두었으니 간식값 정도는 번 셈이다. 이른 점심을 먹기 위해 3년 전에 갔었던 프랑스 레스토랑에 들렀는데 대기가 1시간 이상이었다. 메인 도로의 다른 레스토랑들도 비슷한 상황인 듯 했다. 오전인데도 거리엔 사람들이 많았고, 아이들은 배고파하기 시작했다. 

외곽으로 나가면 좀더 수월하게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심가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한인 식당을 찾아 감자탕과 보쌈을 시켰다. 둘 다 미국에 와서 처음 먹는 메뉴였고, 아이들이 감자탕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맛있게 먹었다. 식당을 나와 후버댐으로 향했다. 시내에서 1시간 정도 거리이다. 댐은 높이가 200미터가 넘는 거대한 규모로, 이 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미드호 Lake Mead의 길이가 180km에 달한다고 하니 어마어마하다. 1936년에 이런 규모의 댐을 5년만에 건설할 수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댐을 건설하다 112명이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리조나와 네바다의 경계에 위치한 댐 양쪽에 아리조나 시간과 네바다 시간에 맞춘 시계탑이 있다. 썸머 타임을 시행하지 않는 겨울에는 댐을 경계로 1시간 차이가 나는 걸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네바다주가 썸머 타임을 시행하고 있어서 양쪽 시간이 같았다. 댐 앞쪽 계곡 위로 93번 도로와 11번 고속도로를 잇는 긴 다리를 볼 수 있다. 이 다리가 건설되면서 댐 위의 도로는 관광용으로만 쓰인다고 한다.

댐 위에서 바라본 Mike O'Callaghan-Pat Tillman Memorial Bridge


카페에서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잠시 쉰 뒤 다시 차를 타고 4시간 반을 달려 늦은 저녁에 팜스프링스의 호텔에 도착했다. 오늘은 300마일을 운전했다.  


4월 10일 토요일. 77일째 날. 케이블카 예약 시간인 아침 8시에 맞추어 매표소에 도착했다. 팜스프링스의 명물인 Palm Springs Aerial Tramway는 세계에서 가장 큰 회전 케이블카이다. Covid-19로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최근 다시 개장했고, 현재는 예약제로만 운영한다. 케이블카 정상은 해발 2596m에 달한다. 정상인 San Jacinto 산 꼭대기는 트레일과 캠핑을 할 수 있는 숲이 있다. 실제 텐트와 매트를 짊어진 사람들이 여럿 케이블카에 함께 타고 올라갔다. 정상에 올라가니 산 아래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카페가 있었다. 스프와 빵을 사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함께 올라온 사람들 중에선 맥주를 마시는 이들도 있었다. 케이블카 탑승장 근처에선 사슴을, 정상에선 청설모 여러 마리를 만나 아이들이 좋아했다.

산 아래에서 바라본 케이블카

정상에서 1시간 정도를 머물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마지막 목적지인 
데저트힐프리미엄 아울렛에 들러 아내가 쇼핑을 하는 동안 아이들과 푸드트럭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이들과 내가 신을 운동화와 백팩도 샀다. 이곳에서 집까진 2시간 30분 거리이다. 오늘은 140마일을 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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