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28일 수요일

연수일기 53. Covid-19 백신 2차 접종

4월 26일 월요일. 93일째 날. 아내가 두 번째 운전면허 실기 시험에서 탈락했다. 아침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공교롭게 시험 도중에 굵어졌고, 도로 갓길에 세워 후진을 하는 과정에서 비 때문에 사이드 미러가 잘 보이지 않아 핸들을 여러 번 양쪽으로 돌렸는데 fail로 체크되었다고 한다. 집에 돌아와 다시 실기 시험 예약을 했다. 두 번째 불합격이라 아내의 상심이 컸다.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고 우리가 이곳에서 생활하는 데 지장을 주는 일도 아닌데. 그래도 속이 상하는 건 어쩔 수 없다. 

텍사스 레인저스에 스플릿 계약을 했던 양현종 선수가 메이저리그 경기에 데뷔했다. 그동안 원정 경기마다 택시 스쿼드로 동행을 해서 조만간 콜업을 기대하긴 했는데, 올라오자마자 당일 경기에 등판할 줄은 몰랐다. 결과는 4.1이닝 5피안타 2실점. 실시간으로 경기를 볼 수는 없었지만 게시판을 통한 소식과 사진만 보아도 마음이 흐뭇했다. 

이젠 진짜 메이저리거

4월 27일 화요일. 94일째 날. covid-19 백신 2차 접종을 받았다. 15일부터 접종 대상이 모든 성인으로 확대되어서인지 지난 번보다 대기 인원이 많았다. 주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존슨앤존슨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후로 접종을 꺼리는 사람이 늘어났고, 2차 접종을 미루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전보다 접종 예약도 수월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2억 명 접종의 마일스톤을 넘겼다. 

접종 장소 바깥까지 길게 늘어선 대기 줄

접종을 꺼리는 현상(vaccine hesitancy)은 한국과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문제일 것이나, 이전에는 한국은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선 상식과 과학을 받아들이는 의견이 대다수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르겠다. 이곳 뉴스에선 매일 경주를 다루듯 백신 접종률을 보도하고 접종을 권한다. 한국에는 접종을 독려하기보단 접종의 부작용을 다루는 뉴스가 더 많아 보인다. 백신의 안전성은 물론 중요한 문제이고 철저한 확인도 필요하지만 그 과정은 어디까지나 과학적인 체계와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의 언론 보도 과정은 이 기본을 얼마나 지키고 있을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뉴스들은 다시 재생산되고 SNS 등을 통해 확산된다. AZ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득이 위험을 훨씬 상회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실제 많은 사람들이 편향된 뉴스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의료진이 많다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의료진의 백신에 대한 태도는 다른 직군에 비해 일반 대중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내 직장에서도 상당 수의 의사들이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을 맞지 않았다고 했다. 

접종 장소 출구에 걸린 축하 장식

오후가 되니 지난 번과 같이 접종 부위의 통증이 조금씩 심해지기 시작했다. 2차 접종 부작용이 더 심하다고 하는데 큰 불편 없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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