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일 일요일. 351일째 날. 어제 밤 늦게 샌디에고 공항에서 우버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아침엔 늦잠을 잤다. 늦은 아침을 먹고 아내와 공원 산책을 했다.
여행을 다녀와 맛있는 한식을 먹고 싶어 오후에 콘보이의 전주집을 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구글 맵엔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는 걸로 나왔는데 잘못되었나 보다. 대신 맞은편의 순두부집에서 식사했다. 이곳은 처음이다. 구글 평점이 괜찮아 기대를 했지만 순두부 맛은 보통, 함께 시킨 불고기와 돼지고기 양념 볶음은 간이 너무 세고 달았다. LA 코리아타운의 북창동 순두부보다 훨씬 못했다. 샌디에고에서 맛있는 식당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저녁엔 아이들과 스타워즈 에피소드 3를 보았다.
1월 10일 월요일. 352일째 날. 딸의 초등학교 개학날이다. 중학교는 이틀 뒤인 수요일에 개학한다. 오빠는 늦잠을 자고 자기만 등교 준비를 하는 게 억울했는지 딸아이 입술이 비죽 나왔다.
오늘부턴 아침에 아이를 학교 안 교실 앞까지 데려다 줄 수 있다. 그동안엔 판데믹 때문에 등하교 시간에 부모가 학교 교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던 것 같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상황이 다시 안좋아졌음에도 아이들 학교는 오히려 판데믹 이전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 원격 수업으로 개학을 준비하는 일부 사립 학교도 있다고 하는데, 아이들 학교에선 원격 수업을 다시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아직까진 보이지 않는다. 과거 원격 수업 기간 동안 겪었던 어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엔 당연했던 일을 다시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때로 너무나 오랜 시간이 필요함을 새삼 느끼고 있다.
부모와 함께 등교하는 아이는 안쪽의 교문을 이용해야 한다. 수업 전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고 싶은 딸은 먼저 종종걸음을 친다. 아이 뒤를 따라 교문을 통과해 학교 건물을 오른쪽으로 빙 돌아 교실이 있는 뒤쪽으로 걸었다. 등교한 아이들은 수업 시작 전까지 교실 앞 공터와 놀이터에서 자유롭게 놀이를 한다.
한국의 학교에선 보기 힘든 등교 풍경 |
오랜만에 공원을 뛰었다. 돌아와 아들과 코비드 검사 키트를 가지러 학교에 다녀왔다. 학교에선 학생 한 명당 두 개의 키트를 나누어 주고 오늘과 내일 검사하도록 했다. 두 번 다 음성이 나와야 수요일에 학교에 갈 수 있다. 검사를 하고 나서 아들의 부스터 접종을 위해 UCSD 내의 CVS에 다녀왔다. 오늘로 나와 아내, 아들은 3차 접종까지 끝마쳤다. 딸도 2차 접종을 지난 달에 했으니 이곳에서 남은 기간 동안,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서도 한동안은 좀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
두 줄이 나오지 않길 바란 건 처음 |
오후에 Y의 가족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렌트카를 반납하고 함께 집으로 와 바베큐장에서 저녁을 먹었다. 각자의 여행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그랜드 캐년, 브라이스와 지온 캐년 이야기와 사진을 보니 예전 여행 생각이 났다. 겨울의 캐년은 어떤 모습일까. 그곳은 어느 계절에 가도 나름의 특색과 맛이 있을 것 같다. 언젠가 눈 쌓인 겨울에 서부 여행을 한번 더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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