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 목요일. 355일째 날. 귀국이 가까워오면서 이제 짐을 조금씩 싸기 시작한다. 창고에 넣어두었던 이민 가방을 일 년 만에 꺼내 펼쳤다. 집과 살림을 한꺼번에 넘기기로 해 귀국 준비가 좀 수월해졌지만 지금부터 준비는 해 나가야 할 것 같다.
본래 자동차는 카맥스에 팔 계획이었지만 살림을 받을 분께서 자동차 구입 문의를 재차 하셔서 생각을 바꿔 자동차도 함께 넘기기로 했다. 중고차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시에나와 같은 미니밴은 물량 자체가 줄어서 새로 연수를 오는 분들이 차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차를 사는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차량을 적절한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이득이 될 것이다. 그동안 자동차 가격과 거래 방법을 상의해왔고 오늘 절반을 계약금으로 받았다. 원화로 거래할 수 있다는 점도 양쪽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한국행 항공기 탑승을 위한 PCR 검사의 유효 기간이 3일에서 2일로 줄었다. 출국일이 월요일 아침이라 토요일에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무료 검사가 가능한 곳은 예약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토요일 검사 후 일요일 밤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어쩔 수 없이 유료 검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
1월 14일 금요일. 356일째 날. 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돌아와 공원을 막 뛰기 시작하는데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딸이 배가 아파서 학교에 있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단다. 판데믹 이후 아이들이 조금만 컨디션이 안 좋아도 학교에선 아이를 집에 보낸다. 코로나 감염의 증상이 다양하므로 학교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조치일 것이다.
집으로 온 딸은 이내 컨디션이 좋아졌다. 보건 담당 선생님은 호흡기 증상이나 열이 없어서인지 꼭 코로나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낮지만 혹시라도 코로나 감염인 경우 반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감염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다. 학생의 경우 학교와 연계된 검사소에서 무료로 쉽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유가 되었다. 여섯 시간 만에 음성 결과를 받았다. 딸은 미국에 온 이래 이런저런 이유로 벌써 검사가 네 번째이다. 앞으로 출국 전과 한국 도착 후에도 몇 차례 더 검사가 필요할 것이다.
오랜만에 금요 연구 미팅에 참석했다. 1월의 미팅은 다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2월부터는 오프라인 미팅을 병행한다고 하지만 오프라인 미팅이 시작되기 전에 출국 일정이 잡혀 있으므로 연구팀 멤버를 다시 직접 만나긴 어렵게 되었다.
Rob이 플로리다에서 샌디에고로 돌아왔다. 다음 주 화요일에 점심을 같이 하기로 했다. 반가운 얼굴을 볼 생각에 기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