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6일 목요일

연수일기 118. Rancho Peñasquitos Branch Library

8월 23일 월요일. 212일째 날. 연구실에 가지 않는 날 아침엔 공원을 뛴다. 아이들이 개학을 하면서 이전의 루틴을 다시 지킬 수 있어 다행이다. 여유로운 시간은 좋지만 적당한 자극이 없으면 무의미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별 것 아닌 일이라도 규칙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그런 상황을 피하는데 유용하기도 하다. 여름 방학도 즐거웠지만, 아이들도 역시 학교에 가야 한다. 아직도 정상 등교를 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아이들 상황이 상대적으로 마음에 걸린다. 

마트에 할로윈 카드 코너가 벌써 등장했다. 아직 두 달도 더 남은 시기에 너무 이른 것 아닌가 싶은데, 이곳 아이들이 할로윈을 워낙 좋아하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올해는 사탕을 받으러 다니는 행사를 할 수 있게 될까.


8월 24일 화요일. 213일째 날. 딸은 미술 학원 첫 정식 수업에 참여했다. 수업은 보통 주어진 그림에 대한 모작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지난 번에 너무 쉬운 그림이 주어져서 이번엔 높은 단계의 과제를 준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아이패드를 붙잡고 그림을 그리는지라 같은 나이 아이들보다 그림에 대한 손재주는 조금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학원은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이지만, 집에 왔다 가기는 또 시간이 아깝다. 마침 도서관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YMCA와 이웃해 있는 Rancho Peñasquitos Branch Library는 샌디에고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온 적이 있다. 그땐 도서관은 닫혔고 온라인으로 빌린 책에 대한 픽업만 가능해서 안에 들어가보진 못했었다. 카멜 밸리 도서관보다 넓은 것 같다. 역시 아이들 책이 많았다. 이곳의 공립 도서관은 어디나 좋다. 1인용 독서실 책상도 있었다. 덕분에 오전에 하던 자료 분석 작업을 이어서 한 시간 정도 집중해 할 수 있었다.  

Rancho Peñasquitos Branch Library


8월 25일 수요일. 214일째 날. 추수 감사절 연휴에 뉴욕 항공권을 예매했다. 최근 동부 여행의 시기와 내용에 대해 아내와 계속 상의를 했다. 처음엔 날씨가 좋은 9월 쯤에 뉴욕과 보스턴을 갈까 했는데, 아이들 학교를 빠져야 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 중학교 과목들에 대한 안내를 보니 결석을 하게 되면 미리 과목 선생님들께 알려야 하고 빠진 숙제도 해야 한다. 여행을 다녀오는 게 아들에게 괜한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았다. 한 학기만 다니게 되겠지만, 그래도 되도록 학교를 빠지진 않아야 하겠다. 최근엔 아내가 크리스마스 연휴에 뉴욕을 가는 걸로 마음을 바꾸었다가, 다시 추수 감사절 연휴로 계획을 수정했다. 아내는 추위를 많이 타고, 뉴욕의 겨울 바람은 살을 엔다고 한다. 뉴욕의 높은 물가에 대해선 익히 들어왔고 언제든 비슷하겠지만, 크리스마스 보단 추수 감사절이 경비를 절약하기엔 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5박 6일 일정 중 온전히 여행을 할 수 있는 건 나흘로, 뉴욕 맨해튼에만 머물게 될 것 같다. 

저녁에 후배의 부탁으로 미국의 판데믹 상황에 관한 짧은 방송 인터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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