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7일 토요일

연수일기 108. 그랑테턴 옐로스톤 여행- 맘모스 스프링스, 그랜드 캐년, 올드 페이스풀

8월 6일 금요일. 195일째 날. 숙소를 나와 가디너 내의 마트에서 간식 거리를 사고 근처 커피샾에서 카페인을 보충했다. 옐로스톤 북쪽 게이트로 들어가기 전, 루즈벨트 아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아치의 초석을 놓아 이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가디너와 북쪽 게이트는 몬태나 주에 속하며, 게이트를 지나 5분만 가면 다시 와이오밍 주이다.

오늘 처음 들를 곳은 맘모스 스프링스 Mammoth Hot Springs이다. 뿜어져 나온 온천수가 흐르면서 물에 포함된 석회질이 굳어 계단식 테라스 모양이 만들어진 곳이다. 아래쪽의 테라스를 빙 둘러 보았다. Devils thumb, Pallete springs, Minerva terrace 등 멋진 이름이 붙은 지형이다. 예전에는 많은 온천수가 흘렀지만 지금은 물이 말라 계단을 따라 넘쳐흐르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메인 테라스의 Mound spring에선 비교적 많은 온천수가 김을 내며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지점이다. 개인적으로 이곳은 옐로스톤의 온천 지역 중에선 가장 평범하게 느껴졌다. 터키의 파묵칼레와 비교되기도 하는데, 그만큼은 아닌 것 같다. 어제 웨스트 썸을 보지 않고 만약 북쪽 게이트로 들어와 처음 이곳을 봤다면 느낌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Mound Spring

남쪽으로 내려오며 Sheepeater cliff와 Roaring mountain을 들렀다. Sheepeater cliff란 이름만 듣고 어떤 곳일지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바위 기둥으로 이루어진 절벽이었다. 50만년 전의 현무암으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절벽이라는 안내판이 없었다면 누군가 일부러 원통 모양 바위들을 층층이 쌓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이들은 절벽을 타고 오르내리고 어른들은 아래에서 피크닉 준비를 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즐거워 보였다. 절벽 가까이 강이 흘러 강물에 손발을 담글 수도 있었다. Roaring mountain에선 산등성이 곳곳에 포탄을 맞은 것처럼 증기가 분출하는 분화구를 볼 수 있었다. 증기가 뿜어져 나올 때는 으르렁거리는 것과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Sheepeater Cliff

공원 동쪽의 Canyon village에 도착해 점심을 샀다. 캐년 지역으로 들어가기 전, Wapiti lake 피크닉 에어리어에서 점심을 먹었다. 미국의 국립 공원엔 곳곳에 쉬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피크닉 장소가 있어 좋다. 옐로스톤은 공원 내에 적당한 식당이 없고 랏지의 식당 음식들도 변변치 않아 빌리지의 스토어에서 간단히 먹을 음식들을 구입해 피크닉 장소에서 먹는 것이 나았다. 

Upper falls view 앞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Upper fall을 구경했다. 생각보다 폭포 규모가 컸다. 계단을 내려가 Lower fall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Uncle Tom's trail은 닫힌 상태였다. 사우스 림 트레일을 따라 Artist point 까지 갈 수 있지만,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차를 타고 좀더 가까이 가기로 했다. 5분 정도만 가면 Artist point 주차장에 도착한다. 전망대에 올라 앞에 보이는 광경을 보고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Lower fall과 아래 계곡이 한눈에 들어왔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풍경이었다. Artist point에 대한 정보나 사진을 미리 보지 않길 잘한 것 같다. 요세미티에도 같은 이름의 장소가 있다. 화가의 그림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에 비슷한 이름을 붙이겠지만, 이런 이름이 붙은 장소 중에 스케일에선 단연 압도적이지 않을까. 

Artist Point

오늘 숙소인 올드페이스풀 스노우 랏지에서 체크인을 했다. 연박이 가능했던 날짜로 어렵게 1 킹베드룸과 2 퀸베드룸을 각각 일박씩 예약했는데, 킹베드룸의 경우 4인 가족이 자긴 어렵다고 한다. 예약 시에 인원 조건을 걸고 검색이 되는 방을 선택했기에 익스트라 베드라도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았다. 다행히 프론트에서 2 퀸베드룸 이틀로 변경해주었다. 4인 가족에겐 퀸베드룸이 적당하고 가격도 더 싸다. 

프론트에 올드 페이스풀 지역 가이저의 예상 분출 시간이 적혀 있었다. 마침 랏지 앞의 올드 페이스풀 가이저가 분출할 시간이 되어 가이저 앞으로 나갔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가이저 중 올드 페이스풀 가이저는 비교적 자주, 그리고 예측 가능한 시간에 분출한다. 그래서인지 분출 시간이 되면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인다. 1-2시간 마다 30-50미터 정도 높이의 물줄기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예측 시간인 5시 50분이 오분 정도 지나자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연이어 탄성을 질렀다. 

올드 페이스풀 가이저 분출 모습

이곳에는 올드 페이스풀 랏지, 올드 페이스풀 인, 올드 페이스풀 스노우 랏지, 이렇게 세 개의 큰 숙소가 있다. 스노우 랏지가 가장 최근에 지어졌는데 그래봐야 1999년으로 이십 년이 넘었다. 룸 내부의 가구와 집기 상태는 양호했다. 하지만 청소 상태가...... 낡은 카페트에서 날리는 먼지도 많았다. 각 숙소마다 다른 식당이 있는데 현재는 대부분 내부에서 식사를 할 수 없었다. 가장 괜찮아보이는 랏지의 카페테리아에서 저녁을 사왔다. 이곳의 바베큐 메뉴가 그나마 가장 나아 보였는데, 소고기나 돼지고기는 다 떨어졌고 닭고기만 살 수 있었다. 숙소에 도착할 때 밖에서 립을 굽는 모습을 보았던 아이들은 급 실망. 옐로스톤 안에서 제대로 된 음식을 먹길 기대하는 건 무리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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