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쿠야마카 호수에 다녀오기로 했다. 5월에 갔을 때 워낙 좋아서 언젠가 다시 와보기로 했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그때보다 사람이 적어 한적했다. 낚시 용품 샵에서 모터보트를 빌리고 이번엔 낚싯대도 하나 샀다. 퍼밋은 아들 용으로 4불을 내고 하나만 구입했다. 미성년자의 경우 라이센스 구입도 필요없는 듯. 이번엔 주차료 10불도 따로 받지 않았다.
한적한 호수 |
지난 달엔 기온이 화씨 100도까지 올라갔었다고 하는데, 오늘은 한낮에 85도 정도. 약간은 덥게 느껴질 수도 있는 기온이지만 선선한 바람이 많이 불어 보트를 타고 놀기 딱 좋았다. 호수 가운데에서 낚싯대를 드리웠지만 입질이 전혀 없었다. 밖으로 나와 피크닉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라면을 끓이는 동안 아이들은 낚싯대를 들고 데크에 가서 놀았다. 라면이 다 될 때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흥분해 달려오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큰 베스를 잡을 뻔 했는데 줄을 감다가 도망가버렸단다. 이곳에선 송어와 베스가 잡힌다고 한다.
낚시 중인 청소년 |
보트를 타고 호수를 좀더 돌며 낚시대를 몇 번 더 던졌지만 입질이 없었다. 돌아올 채비를 할 때쯤엔 벌써 네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아쉽지만 첫 월척의 기쁨은 다음 기회에 맛보는 걸로.
8월 13일 금요일. 202일째 날. 다음 주 개학을 맞아 딸아이 반과 담임 선생님이 정해졌다. 이름으로 검색을 해보니 인상이 좋은 여자 선생님이었다. 여자 선생님을 좋아하는데 다행이다.
L선생님 가족과 바베큐장에서 저녁을 먹었다. 한달 전 막 입주를 했을 때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고 두 번째이다. 고기에 비빔국수까지 준비를 해오셔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아이들은 한참 수영을 했다. 최근에 한국 분들이 많이 들어와선지 수영장에서 노는 아이들 대부분이 한국 아이들이었다. 식사 후 L선생님 집도 구경할 겸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요즘 이케아에 재고가 없는 상품이 많아 가구를 사는데도 애를 먹는다는데, 며칠 전에야 식탁을 들여왔다고 했다. 오랜만에 밤 늦은 시간까지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8월 14일 토요일. 203일째 날. 오늘은 특별한 일 없이 집에서 쉬었다. 수요일에 코스트코에서 사온 식품들을 정리하다 내가 냉장 보관을 해야 할 파스타를 냉동실에 넣었었나 보다. 전자렌지에 간단히 데워 먹을 수 있는 제품이었는데, 꽁꽁 얼어버린 걸 녹히고 요리하느라 아내가 괜한 애를 먹었다.
내년 한국행 항공권을 예약했다. 날짜는 공식 연수 일정의 마지막 날인 1월 31일이다. 이곳에 올 때와 마찬가지로 마일리지를 사용했지만 귀국편은 비지니스석이다. 올 때보다 짐이 많을 것 같기도 하고, 돌아갈 때 마음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의 일상으로 복귀를 앞두고는 편안한 귀국길이 되었음 싶었다. 아직 5개월이 넘게 남아있지만, 귀국 날짜가 정해졌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저녁을 먹고 공원을 산책했다. 아들이 입학할 중학교 앞에도 가 보았다. 아들은 새 학교 입학을 앞두고 또 잔뜩 긴장을 한 눈치이다. 다음 주 월요일 정식으로 학교 안을 구경할 수 있는 시간에 다시 와서 찬찬히 둘러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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