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23일 월요일

연수일기 117. 오션사이드 피어 낚시

8월 22일 일요일. 211일째 날. 캘리포니아에서 낚시를 하려면 라이센스와 퍼밋이 있어야 하지만, Pier에선 이들 없이도 낚시를 할 수 있다. 외갓집에 갈 때마다 할아버지와 낚시를 종종 다녔던 아들은 언젠가부터 낚시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내가 낚시를 즐기지 않아 그동안 선뜻 데리고 가지 못했다. 얼마 전 쿠야마카 호수에서 처음 낚시를 하고 고기를 잡지 못했어도 즐거워하는 아들을 보고 조만간 바다 낚시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샌디에고 시티엔 퍼시픽 비치와 오션 비치 피어가 있고, 조금 멀리 가면 카운티 내의 임페리얼 비치와 오션사이드에 낚시를 할 수 있는 피어가 있다. 오늘은 오션사이드 피어에 가보기로 했다. 

해변 주변 도로 노상 주차장 미터기는 동전만 사용 가능했는데, 다행히 차 안에 보관해둔 동전들이 있었다. 다음에 올 때는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해변에서 한 블럭 뒤에 있는, 좀더 넓고 저렴한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해변은 피어가 있는 임페리얼 비치와 비슷했는데, 그곳보다 세련되고 관광지같은 분위기였다.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파도가 센 편이라 서핑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드럼이나 기타를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들도 있었고, 주변에 레스토랑과 카페 등 즐길 거리도 더 많았다. 

피어 곳곳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중간엔 낚시 소도구와 미끼를 파는 베이트 샵이 있다. 이곳에서 낚싯대 렌탈도 가능하다. 지난 번 쿠야마카 호수에서 산 낚싯대와 아마존에서 구입한 낚싯대에 바늘을 달아 바다에 던졌다. 펠리컨 한 마리가 하늘을 돌다 피어 난간에 앉았다. 사람들이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도 꼼짝하지 않는다. 움직이는 게 귀찮은 모양이다. 멋진 해변 풍경이 있어 물고기가 걸리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낚시 용품 외에 간단한 기념품과 음료수를 살 수 있다.

가까이에 있는 피자 전문 식당에서 작은 사이즈의 피자 한 판을 사왔다.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아이들이 잘 먹어 한 판을 더 사왔다. 피자를 사러 다녀오는 동안 아들 낚싯대에 연달아 두 마리가 걸렸다. 처음엔 작은 꽁치가 아닌가 했는데, 나중 검색을 해보니 바다에서 사는 빙어 종류(smelt)인 것 같다. 물고기를 잡은 아들은 의기양양. 

두 번째 잡은 물고기

낚시를 하다 보니 두어 시간이 금새 지나갔다. 해가 저물 때쯤 되어 돌아올 채비를 했다. 볼낙이나 고등어 같은 물고기도 잡힌다고 하는데 다음 기회에. 돌아오는 길에 시내를 지나쳤다. 지중해 풍 도서관 건물이 아름다웠는데, 다음에 오면 도서관과 오션사이드 시내를 구경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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