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일요일. 197일째 날. 체크아웃을 하고 아침 식사를 할 장소로 차를 몰았다. 메디슨 캠프 그라운드 쪽으로 올라오다 보면 Fountain paint pot을 지나 네즈페르세 강이 파이어홀 강에 합쳐지는 곳에 어제 보아둔 적당한 장소가 있다. 평원의 분위기를 느끼며 피크닉을 하기 좋은 곳이다. 빵과 과일, 치즈, 요플레 등으로 간단히 식사를 하고 강물에 발도 담그며 여유로운 시간을 즐겼다. 평화로운 분위기가 좋았다.
옐로스톤에서 떠날 시간이 되니 아쉬움이 컸다. 가이저로 대표되는 온천 지형으로 유명하지만, 그 외에 너른 평원과 강, 계곡과 폭포, 호수 등 다채로운 자연 풍경을 볼 수 있고 바이슨과 엘크 등 야생 동물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옐로스톤을 제일의 국립공원으로 꼽는 이유일 것 같다.
여행을 즐겁게 해주었던 로컬 맥주 기념 사진 |
돌아오는 길에 아이다호 펄스 코스트코에 들러 주유를 하면서 익숙한 핫도그와 치킨베이크로 점심을 먹었다. 옐로스톤에서 먹은 어떤 식사보다 나았다. 솔트레이크까지 다시 다섯 시간 반이 걸렸다. 이 도시는 볼거리가 빈약하기 그지없다. 그나마 대표적인 관광지인 템플 스퀘어에 들러볼까 했는데 마침 공사 중이라 볼 수 없었다. 한국 식당 한 곳을 찾아 감자탕과 냉면, 짬뽕을 시켰다. 오랜만의 한식이라 잘 먹었지만 맛에 좋은 점수를 주긴 어려웠다.
오늘은 360마일을 운전했다. 숙소는 공항 옆에 있는 더블트리 바이 힐튼 호텔이다. 호텔은 평범했지만 오랜만에 깔끔한 호텔에 몸을 누이니 여행으로 쌓인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8월 9일 월요일. 198일째 날. 솔트레이크 공항에 렌트카를 반납하고 체크인을 했다. 탑승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공항의 Market street grill에서 아침을 먹었다. 오믈렛 등 일반적인 아침 식사 메뉴의 맛이 예상 외로 훌륭했다. 이곳은 씨푸드 레스토랑인데, 메인 디쉬보다 아침 식사가 더 나아 보였다.
돌아오는 비행기의 출발이 지연되어 1시간 20분을 더 기다렸다. 지연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더 지루한 시간이었다. LA에 도착하면 란초 팔로스 베르드 근처로 가 식사를 하려고 했었는데 도착 시간이 오후 세시가 넘어 계획을 바꿨다. 교통 정체가 있는 LA 안에서 다른 곳에 들르긴 힘들 것 같아 집으로 가는 길에 어바인에 들러 저녁을 먹기로 했다. 호텔 셔틀을 타고 주차를 했던 힐튼 호텔로 이동했다. 일주일 동안 비워두었던 우리 차에 타니 벌써 집에 온 것처럼 마음이 편하다. 대형 세단을 렌트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내 공간과 운전의 편의성은 미니밴이 훨씬 낫다. 차를 오래 탔을 때 피로감도 훨씬 덜하다. 이곳에서 왜 미니밴의 인기가 많은지 다시 한 번 알 것 같았다.
이른 저녁은 어바인의 솥뚜껑 삼겹살 집에서. 한국인이 많다는 어바인은 한국 식당이 모인 몰의 생김새도 샌디에고보다 세련되었다. 샌디에고의 콘보이에도 한국식 고깃집이 있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인데, 이곳은 한국 그대로의 느낌이었다. 덕분에 여행 동안의 외식 빈곤을 한방에 해결. 미국에 온 이래 이렇게 배가 터지도록 먹은 건 처음이었다.
이번 여행에선 1250마일을 운전했다. 그랜드 써클 2천마일, 요세미티와 1번 도로 1500마일 로드 트립을 하고 나니 웬만한 여행은 할 만하게 느껴지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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