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 토요일. 196일째 날. 일찍 일어난 아내가 랏지 카페테리아에서 아침을 사왔다. 지금까지 먹어본 에그 스크램블 중에서 최악이었다. 이틀 전 잭슨 레이크 랏지 레스토랑의 아침 식사가 그리워졌다. 나중에 실내에서 식사가 가능하게 되면 좀 나으려나.
오늘 첫 목적지인 노리스 가이저 Norris Geyser로 가는 길에 Gibbon falls을 들렀다. 어제 보았던 캐년의 폭포에 비하면 아주 작은 크기이다. 노리스 가이저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벌써 차들이 줄을 서 있었다. 주차장이 작아 도로 갓길에 overflow parking을 하는 차들도 많다. 그래도 아침이라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다. 전국구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에선 미국 전역에서 온 차들을 볼 수 있다. 요세미티에선 캘리포니아 번호판을 단 차들이 대부분이었다. 각양각색의 번호판을 보면 옐로스톤이 미국인에게 얼마나 사랑을 받는 국립공원인지 느끼게 된다. 로드트립을 할 때면 종종 아이들과 다른 주에서 온 자동차 번호판을 찾는 놀이를 한다. 옐로스톤엔 워낙 다양한 번호판이 많아 이번엔 가장 멀리서 온 차를 찾았는데 이곳 주차장에서 메인, 알라스카, 하와이 주의 번호판을 찾았다.
노리스 가이저는 Back basin과 Porcelain basin의 두 지역으로 나뉜다. 역시 나무 데크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모양의 가이저를 볼 수 있다. 사람이 많지 않고 데크 길이 예쁘게 조성되어 있어 즐겁게 걸었다. Steamboat란 이름이 붙은 가이저는 90미터가 넘는 높이로 분출한다고 한다. 올드 페이스풀 가이저의 두세 배 높이이다. 한번 분출하면 24시간 동안 지속된다고 하는데, 분출 간격은 4일에서 50년까지도 된다고 한다. Minute 가이저는 이전엔 1분에 한 번씩 분출을 했지만 사람들이 던진 돌이 입구를 막아 지금은 훨씬 더 낮은 높이로 불규칙하게 분출한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옐로스톤의 가이저에 돌이나 동전을 던지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호젓한 데크 길 |
이곳에서부터 그랜드 프리스마틱 스프링까지 가는 길은 주변 경치가 좋다. 평원을 굽이굽이 흐르는 강이 평화로운 느낌을 준다. 중간중간 피크닉 에어리어도 있어 잠시 쉬어가도 좋을 것 같다. 191번 도로를 타고 내려오다 파이어홀 캐년 로드로 빠지면 파이어홀 강변을 따라 달리다 중간에 파이어홀 폭포도 볼 수 있다.
그랜드 프리스마틱 스프링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작은 다리를 통해 파이어홀 강을 건넌다. 둥글게 이어진 데크 길 주변에 네 개의 가이저가 있고, 그 중 하나가 유명한 그랜드 프리스마틱 스프링이다. 다른 가이저에 비해 커서 데크에서는 가이저 전체를 보기 어렵다. 이곳 가이저들은 물 색깔이 유독 푸른빛을 띠었다. 그랜드 프리스마틱 스프링을 내려다보려면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와 Fairy falls 트레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트레일을 따라 15분 정도 걸어서 언덕을 올라가야 한다. 오버룩에서 내려다본 가이저의 모습은 사진에서 보던 그대로였다. 붉은 용암이 흐르는 화산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찌보면 타오르는 태양처럼 보이기도 했다.
오버룩에서 본 그랜드 프리스마틱 스프링 |
숙소로 돌아와 이른 저녁을 먹고 올드 페이스풀 지역을 산책했다. 강을 따라 걸으며 수십 개의 가이저를 볼 수 있다. 마침 그랜드 가이저의 분출 시간이 가까워 가이저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예상 시간은 8시 15분이었는데 1시간 빨리 또는 늦게 분출할 수 있어 여유를 두고 기다려야 한다. 7시 30분쯤 가이저 앞에 도착해 자리를 잡았다. 분출을 예측할 수 있는 가이저 중에선 가장 높게 분출하는 가이저이다. 예상 시간을 5분 정도 지나 분출이 시작되었다. 50미터가 넘는 높이의 물기둥이 치솟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올드 페이스풀 저녁 산책 |
저녁 시간에 여유롭게 산책을 하며 가이저 분출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옐로스톤 여행을 할 때는 하루이틀 정도는 올드 페이스풀 지역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원하는 날짜에 예약을 할 수 있을지가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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