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월요일. 163일째 날. 한인마트에서 장을 보고 여행으로 먼지 투성이가 된 차도 세차했다. 저녁엔 오랜만에 H 선생님 가족과 바베큐장에서 식사를 했다. 아이들 등하교 때마다 매일 얼굴을 보다가 방학을 하면서 만나지 못한지 몇 주 되었다. H 선생님 가족도 우리처럼 지난 주에 세콰이어와 요세미티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아이들 방학이 되면 다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곳으로 여행을 간다.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을 서로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7월 6일 화요일. 164일째 날. 열흘만에 연구실에 출근했다. 아내는 어제 사온 무로 깍두기를 담았다. 깍두기는 벌써 세 번째 담는 건데, 점점 맛이 나아지고 있다. 저녁엔 딸과 공원을 산책했다. 공원에 나온 것도 오랜만이다. 샌디에고 날씨도 이제 여름을 느낄 수 있다. 기온 자체는 큰 차이가 없지만 햇살이 강해 낮에 바깥에 있으면 땀도 나고 집안 공기도 달라졌다. 그래도 바람이 선선하고 그늘에선 상쾌함을 느낄 수 있는 게 한국의 여름과는 차이가 많다.
작년과 올 상반기에 걸쳐 각 학교와 병원에서 밀려있던 미국행 장기 연수가 재개되어 올 여름에 샌디에고에도 많은 분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들리는 이야기론 연수 보험 업체를 거친 이만 마흔 명 이상이라 하고, 의대 교수들의 샌디에고 단톡방에서 올 여름에 들어올 예정이라 한 분들도 열 분이 넘는다. 나와 같은 아파트로 이미 계약한 선생님들도 다섯 분은 되는 것 같다. 올 여름 첫 순서로 입국한 선생님을 며칠 전에 집에 남는 공구를 드리기 위해 잠깐 만나기도 했다. 어제는 우리 아파트에 들어올 예정인 선생님들 중 한 분이 입주했다. 심장내과 전문의인 L 선생님으로, 모교 후배라 안면이 있다. 밤에 잠깐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판데믹 상황이 나아지면서 집세와 중고차 가격이 많이 올라 올해 연수 들어올 분들이 애를 꽤 먹을 듯 하다.
7월 7일 수요일. 165일째 날. 오후에 라스아메리카 아울렛에 다녀왔다. 아내와 아이들 옷과 운동화를 샀다. 다음 주부터 아이들 썸머 캠프가 시작된다. 1주일 프로그램 세 개를 붙여 3주간 일정을 만들었다. 세콰이어 패밀리 캠프를 포함해 여름 방학 동안 네 개의 캠프에 참여하는 셈이다. 일부 캠프는 예약할 때 비용을 지불했고, 써핑 캠프와 YMCA 캠프는 시작 일주일 전까지가 결제 기한이라 이번 주에 모두 비용을 지불했다. 아이들 둘의 3주 캠프 비용만 해도 꽤 부담이 된다. 하지만 긴 여름 방학 동안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으면 학교로 돌아갔을 때 다시 적응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시간과 좋은 경험이 되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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