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 수요일. 158일째, 여행 7일째 날. Cannery Row의 스타벅스에서 아침을 먹었다. 이 거리의 원래 이름은 Ocean View Avenue였는데, 이곳을 무대로 한 존 스타인벡의 소설 ‘Cannery Row’를 기리기 위해 소설과 같은 이름으로 바꿨다고 한다. 작은 광장에서 이 소설의 등장 인물들로 만들어진 조형물을 볼 수 있었다.
몬테레이에는 경치 좋은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17마일 드라이브' 길이 있다. 페블 비치와 퍼시픽 그로브를 따라 이어진 왕복 2차선의 이 도로는 대부분 바다를 끼고 있으며, 사유지라 이 길을 운전하려면 양쪽 끝의 게이트에서 요금을 내야 한다. 짧은 길이지만 중간중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어 차에서 내려 바람을 쐬고 놀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모스 비치 |
바다와 변화 무쌍한 해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하지만 샌디에고에도 아름다운 해변이 많아 특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바다 반대쪽은 대부분 골프장이 이어져 있는데,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좀더 특별한 장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US 오픈을 개최한 최초의 퍼블릭 코스이며 미국 내 퍼블릭 골프장 순위에서 매년 1위에 오르는 페블 비치 골프 링크스도 이곳에 있다.
길 중간쯤에 있는 Bird rock vista point에서 수백마리의 새들로 가득한 바위섬을 볼 수 있었다. 바위섬은 새똥이 켜켜이 덮여 다른 바위들과 달리 흰색으로 눈에 띠었다. 왜 여기만 새들이 많은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근처 지형이나 조류 때문에 먹이가 될 만한 것들이 많아서가 아닐까 싶다. 해변에 사는 다람쥐 몇 마리를 만났는데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다람쥐들과 놀며 시간을 보냈다.
카멜바이더시에서 17마일 드라이브 게이트를 빠져나왔다. 1번 도로를 따라 멀지 않은 곳에 포인트 로보스 Point Lobos 스테이트 자연 보호 지역이 있다. 10불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해변 절벽을 따라 난 길을 따라 짧은 트레킹을 할 수 있다. 경치도 좋고 꽃이 많이 핀 길도 예뻐서 아이들과 걸을만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1번 도로 일주이다. 30분쯤 가면 절벽 사이 사이를 잇는 creek bridge 들을 만나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1번 도로 관련 사진이나 기념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Bixby creek bridge이다. 이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뷰포인트가 있어 여기서 잠시 차를 세울 수 있다.
마그넷에서 보던 풍경 |
빅서어에서 주유를 했다. 갤런당 5.7불로 미국에 와서 가장 비싼 가격이었는데, 7불이 넘는 가격에 주유를 했던 이도 있다고 들었다. 몬테레이에서 오늘 숙소인 파소 로블레스까지는 130마일 거리지만 구글맵으로 세 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 구간 대부분이 굴곡이 많은 절벽 위 도로라 속도를 낼 수가 없어 그럴 것이다. 차창을 통해 보이는 주변 풍경은 멋졌지만 운전을 하기엔 쉽지 않은 길이라 신경을 곤두세운 채로 두어 시간쯤 운전을 하니 뒷목이 뻐근했다.
파소 로블레스 Paso Robles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다섯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나파밸리 못지 않게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라, 와이너리를 가볼까 했는데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다섯 시 전에 문을 닫았다. 호텔 체크인 후 직원에게 이 시간에 방문이 가능한 와이너리로 추천받은 CaliPaso winery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와 레스토랑이 함께 있는 와이너리였는데 테이스팅은 제공하지 않았다. 테이스팅 룸은 다운타운 쪽에 따로 있다고 한다. 레스토랑에 딸린 정원,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주변 풍경이 아름다웠다.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간 거라 식사와 함께 와인 한 병을 주문했다. 식사 후 다운타운을 구경하며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140마일을 운전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