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27일 일요일

연수일기 84. 요세미티 여행- Mirror lake, 요세미티 밸리

6월 26일 토요일. 154일째, 여행 3일째 날. 밸리 랏지 스타벅스에서 아침을 먹고 비지터 센터에 들렀다. 비지터 센터와 박물관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국립공원 스탬프를 찍고, 근처의 인디언 마을과 Angel Adams gallery를 구경했다. 멋진 흑백 사진들을 구경하는 것 외에 책과 소품을 살 수 있는 코너도 있었다. 

오전엔 미러 레이크 트레일을 걷기로 했다. 비지터 센터에서 출발해 한 시간 남짓 걸으면 미러 레이크에 도착할 수 있다. 아래쪽 호수에선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위쪽 호수엔 생각보다 물이 많지 않았는데, 산에서 눈이 녹아 흘러내린 물이 모인 호수라 봄에 가장 수량이 많고 여름 이후엔 말라버린다고 한다. 그래도 노스돔과 하프돔을 포함해 호수를 둘러싼 산과 절벽이 그림처럼 수면에 비쳐 보였다. 

이름처럼 거울같다.


밸리 랏지로 돌아와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원래 계획은 글래셔 포인트에 가는 것이었다. 글래셔 포인트에서 태프트 포인트까지 걷는 길을 추천받기도 했다. 그런데 거리는 가까워 보여도 자동차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포인트만 보고 내려오는 데에도 2시간 이상 소요될 것 같았다. 이동 시간이 길어 아이들도 힘들어 할 것 같아 그냥 밸리에 좀더 머물기로 했다. 브라이덜 베일 폭포를 보기 위해 갔는데, 폭포 주변 정비 공사로 주차장이 닫혀 있어서 들어가지 못하고 주차장 입구에서 사진만 찍었다.

폭포에서 돌아 나오는 길에 그냥 나가기가 아쉬워 한적한 갓길 주차 공간에 차를 세웠다. 밸리 안의 메르세드 강 양쪽으로 난 길에는 차를 세우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있다.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노는 게 성에 안 찼는지 아이들은 결국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놀이를 시작했다. 계곡만 보자면 한국에도 좋은 곳이 많지만 요세미티는 광대한 넓이에 계곡을 둘러싼 높고 전망 좋은 산, 평원과 호수를 포함해 다양한 경치를 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입수 본능


한 시간을 물에서 더 놀고 밸리를 빠져나왔다. 오늘 숙소는 요세미티 웨스트 게이트 랏지이다. 요세미티 밖에 있지만 웨스트 게이트에서 가까워 인기가 많은 숙소이다. 그렇다 해도 밸리 랏지에선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오늘은 40마일을 운전했다. 웨스트 게이트 랏지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앞마당에 수영장도 있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소박하게 꾸며져 있었다. 방 상태도 깨끗하고 마음에 들었다. 바닥이 카펫이 아닌 것도 좋았다. 이곳에선 코인 세탁기를 이용해 빨래와 건조도 할 수 있다. 밀린 빨래를 하고 컵라면으로 저녁을 먹었다.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보았던 요세미티는 전체의 십분의 일도 안될 테지만, 이곳에서 보냈던 시간은 우리 가족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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