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월요일. 135일째 날. 이곳에서 보낸 아이들의 첫 학기도 이제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목요일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이번 학기도 끝이 난다. 6학년인 아들도 졸업을 한다.
며칠 전엔 학교 학부모회에서 집 앞에 졸업을 축하하는 게시물을 깜짝 설치해 주었다. 6학년 학생이 사는 집마다 대문 앞에 꽂아두는 것이다. 종종 다른 집 대문 앞이나 창문에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를 자랑하는(?) 게시물이 붙어있는 걸 봤다. 아파트 안에서 이웃한 고등학교의 상징인 큰까마귀(raven) 그림도 자주 만날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은 학교에 대한 소속감과 자긍심이 높은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집 앞 화단에 꽂혀있는 게시물을 뒤늦게 발견하곤 한편으론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이런 게시물을 만들게 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런 소소한 행동이 모여 만들어진 문화가 학교에 대한 소속감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이 졸업 앨범을 가지고 왔다. 여기서는 메모리 북이라고 부르고, 6학년 뿐 아니라 전교생의 사진이 다 들어간다. 어쩌다 보니 아들은 한국과 미국 초등학교에서 각각 졸업 앨범을 받게 되었다.
졸업을 축하합니다! |
메모리 북 |
6월 8일 화요일. 136일째 날. 아들이 covid 2차 백신을 맞았다. 1차 접종을 했던 UCSD 접종 센터가 이번 달부터 문을 닫아서 2차는 카운티 접종 사이트에서 가까운 장소를 찾아 신청했다. 접종 장소는 CVS였다. 약국에서 예약 사항을 확인하고, 옷 매장의 피팅룸에서 주사를 맞았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접종 후 15분간 머물면서 이상 반응 유무를 확인했다. 기다리는 동안 접종을 받으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나이의 청소년들이었다.
화이자에선 6개월-11세 소아에 대한 백신 용량을 확인했고, 조만간 4,5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3상 임상 시험을 시작한다. 임상 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올해 내에 딸아이도 백신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6월 9일 수요일. 137일째 날. 오늘부터 샌디에고 카운티의 거리두기 단계가 가장 낮은 옐로우 티어로 완화되었다. 내일 졸업식과 학기 마지막 날을 앞두고 졸업을 하는 6학년 아이들은 학교 전체 교실을 돌며 작별 퍼레이드를 했다. 6학년 반에선 아이들이 각자 만든 졸업 동영상을 부모에게 보내주었다. 며칠 전 어렸을 적 사진들을 달라고 하더니 이 영상을 만들려고 그랬나 보다.
딸아이 반에선 작은 캠핑 파티를 열었다. 선생님은 아이들 책상에 초록색 비닐을 덮어 작은 1인용 텐트를 만들어 주셨다. 아이들은 모두 직접 염색한 티셔츠를 입고 플래시로 만든 모닥불 주위로 모여 돌아가며 책을 읽었다.
마지막 날은 파티 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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