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0일 일요일. 127일째 날.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를 가기로 했었는데 어제 밤에 예약을 취소했다. 현재는 티켓 구매와 별도로 방문을 미리 예약해야 하며, 하루 전까지는 예약 취소가 가능하다. 재개장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리지 않아서 운영하지 않는 놀이 시설도 있는 데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공연을 하지 않는 상태이다. 어드벤처 파크에서 하는 '프로즌' 뮤지컬 공연도 작년 3월 이후 닫혔다고 한다.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어벤져스 캐릭터들도 개점 휴업 상태라고 하니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던 분위기를 느끼긴 어려울 것 같다.
6월 4일에는 개장 준비 중인 생텀과 어벤져스 본부를 포함해 어벤져스 캠퍼스(https://youtu.be/r8t28WOEZNA)도 완전 개장을 한다. 6월 15일까지는 캘리포니아 주민만 입장이 가능해 붐비지 않을 거란 장점은 있지만, 그래도 티켓 가격이 후덜덜하니 즐길 거리가 더 많아진 이후에 가기로 했다. 그동안 아이들과 같이 어벤져스 시리즈나 다시 복습해야겠다. 일정이 급 취소된 덕분에 하루 종일 집에서 쉬었다.
5월 31일 월요일. 128일째 날. 메모리얼 데이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엘핀 포레스트 Elfin forest recreational reserve에 다녀왔다. 샌디에고 시 북쪽, 에스콘디도 근처로 집에선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입구 주차장엔 슬롯이 많지 않고 만차여서 입구 바깥의 갓길에 주차를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입구 바깥 갓길은 주차를 할 수 없는 곳이라 견인이 될 수 있다고 하니 따로 있는 보조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주차장 안쪽의 트레일 헤드를 지나면 작은 강 Escondido creek을 만난다. 강이라기 보다는 시냇물 정도인데, 한국에선 동네 뒷산을 가도 쉽게 볼 수 있지만 샌디에고 주변의 트레일에서 이런 물길을 보는 건 드문 일이다. Escondido creek의 물길은 에스콘디도 동쪽의 Lake Wohlford에서 시작해, 얼마 전 애니스 트레일에서 보았던 San Elijo Lagoon 까지 이어지고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간다고 한다.
Escondido creek |
정상까지 이어진 Way up trail의 길이는 1.4마일 정도인데, 경사가 꽤 있는 언덕길이라 등산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정상의 높이는 1300피트(390미터) 정도이니 서울의 남산이나 아차산 보다 높다. 서울 시내만 해도 이보다 높은 산들이 많고 이 정도가 그리 험한 등산 코스라 할 수 없지만, 이곳에선 쉽게 경험하지 못할 만한 코스일 것이다. 샌디에고 사람들에겐 색다른 트레일 코스일 수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등산 코스로 보면 올라가는 길이 너무 밋밋해 한국의 산들에 비하면 오르는 재미가 덜하다.
Olivenhain Reservoir |
정상 가까이 가면 Olivenhain Dam & Reservoir를 만나게 된다. 높은 곳에 댐과 저수지가 있는 풍경이 색다르다. Ray Brooks Overlook의 그늘막 아래에 앉아 바람을 쐬니 햇볕의 열기와 땀이 금새 식고 시원함을 느낀다. 준비해 간 과일과 물을 마시며 30분 정도 쉬다가 내려가기로 했다. 올라갈 땐 1시간 반, 내려올 땐 1시간 정도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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