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일 금요일

연수일기 132. 장인 장모님의 방문

9월 28일 화요일. 248일째 날. 아침에 아이들 도시락을 준비했다. 한국에서도 이곳에서도 요리는 대부분 아내의 몫이다. 한국에서보다 집밥을 더 많이 먹으니 식사 준비에도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 나도 시간 여유가 더 있으니 진즉 함께 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번 주부터는 나도 일주일에 하루 아침과 도시락 준비를 하기로 했다. 

오늘 도시락 메뉴는 스팸무스비. 내가 만들었던 몇 안되는 음식 중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이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나름 부지런히 준비했지만 아이들 등교 시간에 겨우 맞출 수 있었다.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 도시락을 챙겨 온 아내에게 새삼 감사할 따름이다. 

저녁은 아파트 앞 몰의 Flora에서 먹었다. 이곳도 이번 주엔 레스토랑 위크 저녁 코스 메뉴를 제공한다. 프리 픽스 메뉴와 함께 피자와 파스타도 주문했다. 그동안의 경험으론 근처 상가의 레스토랑 중엔 가장 나은 것 같다. 오늘 메뉴도 맛이 괜찮았다. 


9월 29일 수요일. 249일째 날. 장인 장모님이 오시는 날이다. 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LA 공항에 마중을 나갔다. 항공편이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착륙을 해 늦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두 분이 게이트에서 나오기 오 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판데믹 상황 때문에 처제들과 다른 가족들이 함께 오지 못해 아쉽지만, 두 분이라도 오실 수 있어 감사하고 반갑다. 

오랜만에 직접 아이들 얼굴을 보고 즐거워하는 두 분을 보니 나도 마음이 좋았다. 아파트도 구경하고, 아들이 스케이트 보드 수업을 받는 모습도 보고 공원도 구경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우리를 미국에 보내고 매일 얼마나 걱정을 하셨을까. 그래도 직접 와서 사는 모습을 보니 조금은 마음이 놓이시는 눈치이다. 


9월 30일 목요일. 250일째 날. 오늘 점심은 델 마르 비치의 Jake's Del Mar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델 마르 해변의 전망 좋은 식당으로 인기가 많다. 아들의 졸업식 때 왔던 이후로 두 번째이다. 메뉴는 역시 레스토랑 위크 코스.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의 비교적 간단한 코스 메뉴가 20불이었다. 행사 메뉴 네 가지를 모두 하나씩 시켰는데 다 맛있고 양도 적당했다. 식사 후 장인 장모님과 델 마르 해변을 구경했다. 

오후엔 한인 마트를 구경시켜 드릴 겸 H 마트에서 함께 장을 봤다. 연어 회와 초밥용 장어, 타마고를 사서 집에서 초밥을 만들었다. 이전에도 처가에 가면 종종 해먹던 방식이다. 회나 초밥은 너무 비싸서 한국에서만큼 자주 사 먹기가 부담스러운데, H 마트의 회 코너가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곤 한다. 미소 된장국과 장모님이 가져오신 김치, 그리고 소주를 곁들이니 한국에서 먹던 것과 다르지 않은 그득한 한상이 되었다. 

근사한 저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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