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0일 일요일

연수일기 135. 할로윈 시즌

10월 7일 목요일. 257일째 날. 골프를 좋아하시는 장인어른을 모시고 토리 파인즈 골프 코스에 다녀왔다. 워낙 유명한 골프 코스라 골프를 하지 않는 나와 아내도 이전부터 한 번쯤 구경을 가봐야겠다 생각했었다. 입구의 연습장과 골프샵에서만 봐도 필드의 전망이 근사해보였다. 올해 있었던 US오픈 여파로 잔디 상태가 좋진 않았다. 장인께서 필드에 나가셨다면 더 좋았겠지만, 기념품 몇 가지를 사는 걸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샌디에고 미션도 구경시켜 드리고, 오후 늦게는 솔라나 비치에도 다녀왔다. 저녁은 아파트 앞 몰에 얼마 전 오픈한 한국식 치킨집에서 먹었다. 간장 소스 치킨 맛이 괜찮았다. 이곳 치킨은 한국에서 먹던 배달 치킨보다 훨씬 크다. 닭다리 두께가 두 배쯤은 되는 것 같다. 

할로윈 시즌이 다가오면서 대부분의 마트 입구에 호박이 산처럼 쌓였다. 랄프스에서 할로윈 장식용 호박을 샀다. 큰 호박 하나와 작은 호박 하나. 작은 호박 하나는 내일 딸이 잭오랜턴을 만드는데 쓸 것이다. 아파트 단지에도 할로윈 장식을 한 집들이 많아졌다. 우리도 할로윈 장식과 아이들 코스튬에 대해 생각해야 할 것 같다. 


10월 8일 금요일. 258일째 날. 오늘 연구 미팅엔 하버드 JoAnn E. Manson 교수의 발표가 있었다. Brigham and Women's Hospital 예방의학 교실의 주임 교수이자 VITAL 연구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VITAL은 비타민D와 오메가-3에 대한 무작위 대조군 시험으로 오래 전부터 나 역시 관심을 두고 있던 연구이다. 연구 책임자가 직접 설명하는 연구 결과와 의미를 들을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장인 장모님은 일요일 출국을 앞두고 CVS에 예약해 두었던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비행기 탑승 전, 72시간 이내의 검사 결과가 있어야 한다. 지난 번에 라스베가스에서 딸이 검사를 받았던 경험도 있고, 당시 결과가 다음 날 바로 나오기도 해서 CVS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딸은 S 선생님 집에서 언니들과 어제 샀던 작은 호박을 깎아 장식을 만들었다. 처음이었지만 호박 장식을 만든 경험이 많은 언니들이 잘 도와주었다. 만들어 온 걸 보니 제법 그럴 듯 했다. 큰 호박으로는 아들이 부엉이를 조각하기 시작했다. 

딸이 호박 장식을 만드는 동안 델 마르 플라자에서 시간을 보냈다. 금요일 저녁이었고, 바다가 보이는 데크엔 칵테일을 마시며 라이브 밴드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밴드의 음악과 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대화 소리가 섞인 적당한 소음이 좋았다. 몇몇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우리도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를 보며 벤치에서 맥주를 마셨다. 

딸이 만든 잭오랜턴

10월 9일 토요일. 259일째 날. 부모님을 모시고 미드웨이 뮤지엄, 시포트 빌리지, 카브릴로 국가 기념물을 차례로 들렀다. 미드웨이 뮤지엄은 처음이었는데, 항공모함 규모가 어마어마하게 크고 구경할 곳도 많았다. 부모님이나 아이들을 데리고 보기 좋은 곳이었다. 베트남전 참전 경험이 있는 장인어른께서 특히 좋아하셨다. 10월엔 샌디에고 내 많은 박물관에서 12세 미만 아이들 무료 입장 행사를 한다. 덕분에 딸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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