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1일 목요일

연수일기 141. 두 번째 신용카드 도용, 달고나 만들기

10월 18일 월요일. 268일째 날. 오전에 델 마르 브랜치 도서관에 들렀다가 근처 Stratford Court Cafe에서 점심을 먹었다. 델 마르에 산책을 왔을 때 레스토랑 분위기가 좋아보여 한 번 들러보겠다 생각했었다. 베이컨이 든 스크램블은 괜찮았고, 소시지 요리는 별로였다. 날씨가 쌀쌀해 오래 앉아있기 어려웠다. 

새벽에 신용카드 승인 알람을 받았다. 해외에서 승인된 건이라 확인 문자와 메일이 함께 왔다. 확인해보니 네덜란드에 위치한 처음 보는 이름의 회사였다. 내가 사용한 건이 아니라고 확인을 하니 바로 카드가 정지되었다. 두 번째 신용카드 도용인데 지난 번엔 이런 확인 알람이 없었다.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몇 개월 사이에 두 번이나 도용을 당할 정도니 이곳에서 이런 사고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이 간다. 카드 도용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미국에 살면서 이곳의 시스템에 좋은 점도 있지만 비효율적이라 느끼는 부분이 많은데, 은행 업무와 관련된 것도 포함된다. 사회 전체로 볼 때 이런 문제에 낭비되는 리소스가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안된다.


10월 19일 화요일. 269일째 날. 저녁에 아이들과 달고나를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만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매끄럽게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국자에 베이킹소다를 넣어 적당하게 부풀리는 것도, 국자와 철판에 엉겨붙지 않게 마무리하는 것도 매번 실패다. 어렸을 때 학교 가는 골목에서 보았던 달고나 아저씨는 젓가락을 몇 번 젓기만 해도 국자 안 설탕물이 금새 부풀어 올랐고, 고운 설탕을 뿌린 철판에 손목 스냅을 이용해 국자를 떨구면 말랑한 상태의 달고나 덩어리가 탁 하고 깨끗하게 떨어졌다. 그 손놀림은 어찌 그렇게 쉬워 보였던 걸까. 그래도 몇 번의 실패 끝에 그럴 듯한 모양의 달고나를 완성했다. 딸은 별모양판을 찍은 달고나를 손에 들고 신이 났다. 

달고나 만들기

10월 20일 수요일. 270일째 날. 아들의 스케이트 보드 수업은 오늘로 여섯 번째이다. 이제 경사진 트랙을 내려오기도 한다. 경사가 조금만 높아져도 넘어지기 일쑤이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농구 실력도 마찬가지이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딱 맞던 바지는 이제 복숭아뼈가 보일 정도로 짧아져서 조만간 또 옷을 사야할 것 같다. 아들에 비해 더디 자라는 것처럼 보이던 딸도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긴팔 셔츠를 오랜만에 입히니 옷이 좀 작게 보인다. 

오랜만에 저녁 수영을 했다. 가을이 되면서 수영장에 사람이 줄어 한적하다. 자쿠지에서 저녁 노을을 보는 것도, 해가 완전히 져 어두워진 밤하늘과 별을 보는 것도 좋다. 딸은 이곳 수영장을 너무나 좋아해 요즘 이틀에 한 번은 수영장에 가자고 하는데 그동안엔 그만큼 따라가 주지 못했다. 딸의 기억 속에 수영장에서 보낸 시간이 많이 남을 것이다. 그 안에 아빠도 자주 등장하길. 앞으론 더 자주 같이 가줘야겠다.

댓글 3개:

  1. 안녕하세요? 저는 2022년 1월말에 샌디에고로 출국예정인 초등학생 아이2명 엄마입니다. ^^
    신랑이 USCD로 visiting Scholar, 방문교수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샌디에고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선생님 블로그를 우연히 알게되어, 샌디에고 소식을 전해듣고 있습니다. 특히 저도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보낼 예정이라, 미국 초등학교생활을 무척 흥미롭게 읽고 있답니다.^^ 저희가족이 지금 가려고 준비하는 지역은 델마지역입니다. 바다근처에 살고 싶은 로망이 있어서.. 근처 아파트도 apply해두었어요. 아.. 이렇게 갑자기 댓글을 남기는건.. 블로그 글에 보니, 1월말쯤 서울로 출국 예정이시던데.. 저희는 샌디에고로 1월말에 입국예정이라, 서로 시기가 맞는거 같아, 혹시 가구나 전자제품 등 무빙세일을 받을수 있을까? 해서 이렇게 댓글을 달아봅니다. 무빙세일받는건, 서로 시기가 잘 맞는게 중요하던데. 비슷한 시기에 미국 출입국이 이루어 져서, 좀 더 수월하게 무빙세일을 인도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댓글 남깁니다.^^ 혹시 가능하신지요? 아직 미국 출국날짜가 3개월 가까이 남아서, 실감은 안가지만, 차근차근 준비해보려고 한답니다. 그럼, 댓글이나 imha77@gamil.com으로 여부 메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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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하세요. 샌디에고에 오신다니 반갑습니다. 제가 떠나는 시기에 같은 지역으로 들어오시는군요. 아이들과 연수를 와 지내기엔 참 좋은 곳입니다. 제 살림은 무빙세일로 드리기로 한 분이 있어서 지금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sdsaram 게시판을 자주 살펴보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혹시 상황이 바뀌게 되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준비 잘 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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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 그렇군요. 아쉽네요^^. 혹시나 변동이 생기면, 연락 꼭 부탁드립니다. ^^ 댓글을 제가 수시로 확인을 못해서, imha7@hotmail.com (매일 확인 가능한 메일) 으로 무빙세일 혹시나 가능하시게 되시면, 메일 부탁드릴께요. 감사합니다^^ 모쪼록 가족들과 남은 샌디에고 생활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저도 곧 떠날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정신없기도 하네요. 잘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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