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5일 월요일

연수일기 142. 오케스트라 커피 콘서트

10월 21일 목요일. 271일째 날. 어제 FDA에서 모더나와 얀센 백신에 대한 부스터 샷을 응급 승인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백신 간의 교차 접종(mix and match)도 함께 승인했다. 한국에선 일찍부터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간의 교차 접종을 해왔지만 그 근거가 충분하진 않은 편이었는데, 최근 다른 기전의 백신 간의 교차 접종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들도 나오고 있어 다행이다. 뉴스에선 12세 미만 아이들에 대한 접종 승인도 추수감사절 즈음엔 이루어지지 않을까 전망한다. 


10월 22일 금요일. 272일째 날. 아들 학교의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있는 날이다. 커피 콘서트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참여 수업에 가깝다. 부모를 초대해 그동안 아이들이 연습했던 곡을 들려주는 시간이다. 그래서 행사도 정규 수업 시간에 한다. 

방문 시간에 맞춰 학교 오피스에 도착했다. 방문증을 받아 음악실에 가니 아이들이 준비 중이다. 테이블엔 학부모들이 준비한 커피와 쿠키가 가득했다. 선생님의 소개와 인사가 끝나고 간단한 합주가 이루어졌다. 연습 전 스트레칭부터 튜닝에 이어지는 준비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교과목 담당인 존슨 선생님은 민머리에 덩치가 커서 아이들에게 처음엔 좀 무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주 유쾌하고 부드러운 분이다. 집에서 연습할 첼로를 빌려줄 수 있는지 문의했을 때에도 흔쾌히 남는 악기를 가져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

아이들에게 개별적으로 세세한 기술을 가르치는 보조 선생님도 함께 행사에 참여했다. 음악 선택 수업은 오케스트라, 보컬, 밴드 등의 세부 과목으로 나뉘는데 각 세부 과목마다 존슨 선생님 외에 보조 선생님이 한 분씩 참여한다. 선택 수업에 보조 교사까지 있는 게 놀랍기도 한데, 보조 교사의 인건비는 교육청이 아닌 각 수업의 학부모들 기부금에서 충당한다. 다음 학기까지 예정된 몇 번의 연주회에 드는 비용도 마찬가지이다. 학교 안 뿐 아니라 지역 내 초등학교나 공원 등에서도 작은 연주회를 한다고 했다. 가장 큰 행사는 디즈니랜드에서 하는 모금을 겸한 연주회인데, 버스 렌트를 포함한 부대 비용 역시 학부모 담당이다. 올해 초엔 다 준비했던 행사가 판데믹으로 취소되었었다고 한다. 연주회 후 디즈니랜드에서 놀 수도 있어 아이들이 특히 기대하는 행사라는데 얼마나 실망이 컸을지. 내년 3월에 다시 갈 수 있도록 계획 중이지만 우리는 참여할 수 없어 아쉽다.

정식 연주는 초급반과 중급반을 나누어 진행했다. 겨우 네 곡으로 구성된 짧은 콘서트였지만 아이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부모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쳤다. 아들은 한국에서 개인 교습을 받을 때보다 학교 수업에 참여하면서 더 열심히 첼로 연습을 한다. 가장 좋아하는 수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학교 수업을 통해 악기를 익히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다른 아이들과 합주를 하는 것은 다른 데서 얻기 어려운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이 과정을 통해 타인과 어울리고 조화를 이루는 방법과 함께 음을 맞춰 연주를 해냈을 때의 기쁨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마지막 곡을 앞두고

저녁엔 치킨과 맥주를 사서 S 선생님 집에 갔다. 아파트 앞 몰의 한국 치킨집은 두 번째 이용인데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다. 매장도 북적거리고 포장을 기다리는 손님도 많았다. 치킨 맛도 좋고 양도 많은 편이라 앞으로도 종종 먹게 될 것 같다.


10월 23일 토요일. 273일째 날. 지난 3주간 주말마다 여행이나 LA 나들이를 다녀온 지라 이번 주말만큼은 집에서 쉬기로 아이들과 약속했다. 오랜만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과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10월 24일 일요일. 274일째 날. 할로윈을 일주일 앞두고 아파트 앞 몰에서 trick or treat 행사를 한다. 형형색색의 코스튬을 입은 꼬마들이 상가 앞을 몰려다녔다.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아이들을 직접 본 건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장을 보러 나왔다가 이 광경을 보고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전화해 나오지 않겠느냐 했더니 귀찮다고 단칼에 거절한다. 

UCSD My Chart에서 부스터 접종 예약 알림이 와서 다음 금요일로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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