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0일 월요일. 219일째 날. 오전에 카멜 밸리 도서관에 들렀다. 카멜 밸리 도서관은 지금까지 가 본 카운티 내 도서관 중 가장 규모가 작고 평범하다. 그래도 집 앞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이런 도서관이 없다는 건 아쉽다. 나는 일을 하고 아내는 책을 빌려 읽었다.
점심은 클레어몬트의 멕시칸 음식점에서 먹었다. 이전에 Rob과 점심을 먹었던 곳이다. 갈릭 소스에 볶은 새우 화이타와 타코를 주문했다. 새우 화이타가 맛있었고, 처음 먹어본 비프 하드 타코는 그저 그랬다. 또띠야를 튀겨 바삭하게 만든 하드 타코보다 내겐 소프트 타코가 낫다. Rob에게 이 식당에 왔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가까운 곳에 있다고 들르겠다고 한다. 식사가 끝날 때쯤 도착한 그와 잠깐 대화를 나눴다.
토요일에 조슈아 트리에 가기로 했다. 문 캘린더를 확인해보니 당분간은 매달 초순이 뉴문 시기이다. 보름달을 피해 은하수를 볼 수 있는 11월 이전에 가려면 이번 주말이 적당해 보인다.
8월 31일 화요일. 220일째 날. 여느 때와 같이 UTC 몰에서 Rob을 만나기로 했다. 그가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들고 나타났다. 아들을 위한 턱걸이 봉, 그리고 딸을 위한 책 두어 권이었다.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그는 지금도 매일 턱걸이를 하루 100개씩 한다고 했다. 정확한 나이는 모르지만 나이에 비해 건강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비결이 있었다. 그는 나와 만날 때도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온다. 그가 짜준 근력 운동 프로그램에 따라 아들 Sam이 매일 운동을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그가 유태인 혈통이라는 것도, MIT를 나왔다는 사실도 새로 알게 되었다.(역시 천재였어......) 대화가 마무리될 즈음 Sam도 도착했다. Sam이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점심을 사 왔다. 우리 아이들도 판다 익스프레스를 좋아한다고 이야기 했더니 Rob이 본인의 근사한 은퇴 계획을 알려준다. 그 계획이란 Speedy Panda란 체인을 만들어서 성공을 시킨 다음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인수를 하도록 해 큰 돈을 버는 것. 그의 계획이 성공하길.
아이들 선물 |
9월 1일 수요일. 221일째 날. 9월의 첫째 날이다. 이제 이곳에서의 시간이 딱 다섯 달이 남았다. 미국 동부에선 허리케인 아이다의 영향으로 물난리가 났다. 아이다는 15년 전 1800명의 사망자를 만든 카트리나보다 위력이 더 세다고 한다. 뉴올리언스와 루이지애나와 같은 주에선 피해가 크다고 한다. 서부는 산불의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뉴스는 허리케인과 산불, 그리고 covid-19에 대한 내용으로 모두 채워진 것 같다.
헐리우드 영화의 장면을 보는 듯한 요즘 뉴스만 보면 전 세계에 곧 종말이 닥칠 것 같은데, 이곳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나날의 연속이다. 새 달의 첫째 날도 평온하게 지나간다. 앞으로 남은 날들도 그렇게 흘러가길.
아들을 위한 스케이트보드 수업을 알아보고 있다. 여름 캠프 시즌이 아닌 평소에 참여할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수업은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다. 사실 캘리포니아의 아이들은 아주 어려서부터 보드를 타는 게 생활이라 막상 수업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 듯 하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배울 때 따로 수업을 받지 않는 것처럼. 한 곳에 전화를 해봤는데 수업료가 너무 비쌌다. 그렇잖아도 영어를 알아듣기 힘든데, 수업료에 대해선 맨 나중에 알려주어 머리가 멍해진 상태에서 내용을 파악하느라 힘들었다. 일단 1회 수업을 예약했는데, 조금 더 저렴한 수업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