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월요일. 331일째 날. 오늘 아침엔 미션 베이 공원을 뛰었다. 아침 운동을 하러 15마일을 운전해 가는 건 오버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기서 조깅을 해보는 게 아내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다. 평소보다 더 길게, 4킬로미터를 뛰었다. 막상 아내는 기대했던 감흥이 없었나 보다. 한강 공원을 뛰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라고. 미션 베이 공원에 몇 번 왔었지만 나도 손에 꼽을만한 곳은 아니었다. 아내는 라호야를 기준으로 북쪽에 비해 남쪽이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못하다고 했는데 동감이다. 뭐랄까, 상대적으로 조금은 어정쩡하게 촌스러운 느낌. 임페리얼 비치처럼 아예 시골스런 분위기면 오히려 낫다.
저녁에 크리스마스 카드 레인이란 이름의 거리를 구경했다. 마침 딸이 다니는 미술 학원과 가까워서 딸을 데리고 오는 길에 들렀다. 크레스몬트의 Oviedo 스트리트 주변을 일컫는데, 부근의 모든 집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화려하게 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집들은 널렸지만 이곳의 장식 스케일은 남달랐다. 수백 수천 개의 전구와 각자 제작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카드는 기본이었다. 그 중에 끝판왕은 오만 개의 전구를 사용했다고 밝힌 집인데, 카드의 테마는 인크레더블 캐릭터였다. 장식 자체가 인크레더블했다.
개성 가득한 장식들. 마지막이 끝판왕. |
집집마다 개성있는 장식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어느 집의 장식이 더 독특하고 화려한지 비교도 하게 된다. 이웃 간에 묘한 경쟁심도 조금은 들지 않을까 싶다. 이 동네에서 살면 크리스마스 장식은 필수일테니 이사를 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가 지고 완전히 깜깜해지자 골목은 차와 사람으로 북적였다. 차들은 서행을 하면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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