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6일 금요일

연수일기 107. 그랑테턴 옐로스톤 여행- 잭슨 레이크, 웨스트썸

8월 5일 목요일. 194일째 날. 아침 식사를 위해 잭슨 레이크 랏지 레스토랑인 Mural 룸을 며칠 전에 미리 예약해 두었다. 2층 홀에서 보는 아침 풍경은 어제와 다른 느낌이었다. 아침 식사는 호텔식 뷔페였는데, 덕분에 익숙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했다. 식사 후 산책을 할 겸 랏지 옆의 언덕으로 오르는 짧은 트레일을 걸었다. 언덕 위에서 보이는 그랑테턴 산맥이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지금까지 경험한 국립공원 안팎의 몇몇 숙소 중 잭슨 레이크 랏지가 단연 가장 좋았다. 체크아웃을 하면서도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언젠가 이곳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잭슨 레이크 랏지의 홀에서 보이는 풍경

아침 산책 중에 본 그랑테턴

숙소를 나와 콜터 베이 Colter Bay 빌리지로 향했다. 이곳에선 보트를 렌트해 탈 수 있다. 가능하다면 모터 보트를 타려 했는데 호수 수위가 너무 낮아 현재는 카약이나 카누만 가능하다고 했다. 수위가 낮아서인지 베이 기슭 주변엔 조류가 많고 물비린내도 났다. 멀리 나가면 물이야 맑겠지만, 카약과 카누는 세콰이어 캠프에서 원없이 탔던지라 보트는 타지 않고 대신 호수 주변을 걷기로 했다. 잭슨 레이크 주변으로 트레일 코스가 많은데, 그중 짧게 다녀올 수 있는 레이크 쇼어 트레일을 선택했다. 길 양쪽으로 높은 나무들이 병풍처럼 줄지어 섰고, 나무 사이로 호수가 보이는 예쁜 길이었다. 

레이크 쇼어 트레일

빌리지로 돌아와 제너럴 스토어에서 점심 거리를 사 피크닉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빵과 치킨, 요플레, 과일 등으로 배를 채웠다. 식사가 끝날 무렵 후드득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얼른 자리를 걷고 차에 올랐다. 무지개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하늘이 잔뜩 흐려 어려울 것 같았다.

옐로스톤 사우스 게이트를 통과해 그랜트 빌리지의 비지터 센터에 차를 세웠다. 이곳 비지터 센터는 문을 닫았고 국립공원 스탬프도 없었다. 주유만 하고 옐로스톤의 첫 목적지인 웨스트 썸 West Thumb으로 이동했다. 기름 가격이 공원 밖보다 더 쌌다. 캘리포니아에 비해 와이오밍의 기름 값이 워낙 싸긴 했지만, 웨스트 옐로스톤이나 잭슨 등 공원 근처 도시는 상대적으로 기름 값이 높았다. 옐로스톤에 올 때는 굳이 주변 도시에서 주유를 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옐로스톤은 미국 최초이자 최대의 국립공원이다. 면적은 충청남도 보다 약간 크고 서울과 비교하면 열네 배가 넘는 엄청난 크기이다. 대부분은 와이오밍 주에 있지만, 몬타나와 아이다호 주에도 조금씩 걸치고 있어 옐로스톤을 둘러보다 보면 세 개의 주를 넘나들게 된다.  

웨스트 썸 가이저 베이슨은 옐로스톤 호수와 인접한 온천 지대로, 작은 가이저 여러 개가 모여있다. 옐로스톤에는 이런 온천 지대가 군데군데 있고, 각각의 지대를 옮겨다니며 구경하게 된다. 대부분 가이저 사이로 나무 데크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다. 웨스트 썸은 옐로스톤 호수를 함께 볼 수 있어 예쁘기도 하고 조금은 독특한 느낌도 준다. 이런 지형을 처음 본 아이들이 신기해 했다. 데크를 걷다가 사슴 두 마리를 만나기도 했다.

블랙 풀

다시 차를 타고 호수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Mud Volcano를 만난다. 이곳은 진흙물 가이저가 많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부글부글 끓는 진흙 연못을 볼 수 있다. Dragon's mouth spring이란 동굴에선 동굴 깊숙한 곳 온천에서 뿜어져나오는 가스가 용 울음과 같은 소리를 낸다.  

Dragon's mouth spring

북쪽으로 좀더 가면 Hayden valley 헤이든 밸리이다. 길 양쪽으로 널찍하게 펼쳐진 초록 평원을 유유히 흐르는 옐로스톤 강을 볼 수 있다. 바이슨이 많이 나타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아니나다를까 평원 곳곳에 무리를 지어 풀을 뜯는 커다란 소들이 보였다. 소떼에 막혀 정체가 생겨 30분 정도 움직이지 못하고 서있기도 했다. 도심 한가운데라면 지루할 따름이었겠지만, 차 바로 옆을 지나가는 바이슨들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안녕, 바이슨!

맘모스 핫 스프링스 지역을 지나며 법원 앞 잔디밭에서 놀고있는 엘크 두 마리를 만났다. 내일 아침에 다시 이곳에 올 것이다. 북쪽 게이트를 통해 공원 밖으로 나왔다. 오늘 숙소는 가디너에 있다. 오늘은 120마일을 운전했다. 옐로스톤 북쪽 게이트 앞엔 가디너, 서쪽 게이트 앞엔 웨스트 옐로스톤이 있고, 남쪽으론 그랑테턴을 지나 잭슨이 있다. 모두가 옐로스톤 관광의 거점 도시이다. 직접 와 보니, 만약 옐로스톤을 다시 온다면 솔트레이크가 아닌 잭슨으로 가는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21년 8월 5일 목요일

연수일기 106. 그랑테턴 옐로스톤 여행- 제니 레이크, 잭슨 레이크 랏지

8월 4일 수요일. 193일째 날. 숙소 근처의 Butter 카페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그랑테턴 국립공원을 향해 출발했다. Craig Thomas Discovery and Visitor Center에서 국립공원 스탬프를 찍고 마그넷을 샀다. 숲에 둘러싸인 비지터 센터 건물이 아름다웠다. 

근처의 Chapel of the Transfiguration에 들렀다. 1925년에 지어진 이 교회는 예순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규모로, 지금도 여름 동안 일요일마다 예배를 연다.  가끔은 특별한 결혼식을 하는 장소로도 쓰인다고 한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면 제단 뒷편의 창에 마치 액자 속 그림처럼 그랑테턴 산맥이 담긴다. 

Chapel of the Transfiguration

다음 목적지는 Jenny lake이다. 호수 주변을 도는 트레일 코스가 있지만 주차장 근처만 짧게 걸었다. 호수 건너편으로 가는 보트도 운행했지만 우린 타진 않았다. 물이 정말 맑았다. 이후 옐로스톤에서 여러 호수를 보았지만, 가장 아름다웠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에게 최고는 역시 요세미티의 테나야 호수) 기슭은 잔 돌이 깔린 바닥이 부드러워 앉거나 누워 쉬기도 좋았다.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물이 찬 편이라 오래 놀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Jenny Lake

물놀이를 하기 위해 좀더 윗쪽에 있는 String lake에 갔는데 주차장이 만차여서 Snake River Overlook에 다녀오기로 했다. 이곳에 가려면 국립공원 입구로 다시 나와야 한다. 1942년에 사진가 Ansel Adams가 찍은 사진으로 유명한 지점이다.(이 사진가의 박물관이 요세미티에 있었다.) 사진에선 그랑테턴 산맥 아래로 굽이굽이 흐르는 스네이크 강을 볼 수 있는데, 지금은 나무들이 강을 가려 사진과 같은 풍경은 볼 수 없었다. 이곳을 지나는 길이 아니라면 굳이 시간을 내어 들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String lake로 다시 돌아와 물가에 자리를 잡았다. Jenny lake보다 작은, 호수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호수이다. 카약을 가져와 타는 사람들이 많았고, 물이 덜 차가워서인지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수영복을 갈아입은 아이들은 금새 물에 뛰어들었다. 나도 함께 한 시간쯤 물놀이를 했다. 종이컵으로 작은 피라미도 잡으며 놀았다. 한국에는 수영을 할 수 있는 호수가 거의 없지만 이곳에선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놀이 후 물고기 잡기

숙소에 가는 길에 Signal Mountain에 올랐다. 테턴 파크 로드를 따라가다 우측으로 난 샛길로 4마일 정도 다시 올라가면 꼭대기까지 올라 스네이크 강과 너른 평원을 조망할 수 있다. 오늘은 105마일을 운전했다. 숙소인 Jackson lake lodge에 도착해 짐을 풀고 바에 나와 산맥 너머로 저물어가는 저녁 해를 보며 맥주를 마셨다. 레스토랑, 바, 기프트샵이 있는 랏지 2층의 홀은 전면이 창이고, 이를 통해 평원 너머 멀리 그랑테턴 산맥을 볼 수 있다. 홀과 연결된 뒤뜰의 야외 좌석과 잔디밭에서도 같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Blue Heron이란 이름의 바는 국립공원 랏지 안의 공간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한 분위기의 멋진 곳이었다. Blue heron(왜가리)은 인디언에게 인내와 행운, 그리고 스스로의 삶이 번영할 것에 대한 믿음이 담겨있다고 한다. 여행객들은 칵테일과 맥주잔을 들고 혼자, 또는 삼삼오오 모여 노을진 하늘과 그림같은 풍경을 늦도록 바라보았다. 다들 방으로 돌아가기 아쉬워 보였는데 내 마음 때문에 더 그리 느꼈는지도 모를 일이다.   

맥주 향에 취했을까 풍경에 취했을까

2021년 8월 3일 화요일

연수일기 105. 그랑테턴 옐로스톤 여행- 솔트레이크, 빅터

8월 3일 화요일. 192일째 날. 해가 뜨기 전 5시에 LA 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솔트레이크행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편 출발이 50분 지연되어 그나마 1시간 늦게 출발할 수 있었다. LA 공항 장기 주차장 Lot E는 하루 12불로 저렴하지만 현재 운영을 하지 않는다. 인근의 사설 주차장 중 그래도 믿을만한 곳으로 추천되는 곳이 힐튼 호텔 주차장이다. 미리 주차권을 홈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힐튼 아너스 회원은 약간의 할인도 된다. 호텔에 주차를 하고 1층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 공항을 왕복하는 셔틀을 탔다.

7시 30분에 터미널에 도착했다. 단말기를 통한 셀프 수속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미국 대부분의 국내 항공편에서 무료로 소지할 수 있는 수화물은 승객 1인당 기내용 캐리어, 백팩 정도의 짐 각각 1개 씩이다. 큰 캐리어 이상의 짐은 유료이고 갯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 우리는 1개의 캐리어를 30불에 부쳤다. 공항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수속을 기다렸다. 6개월 만에 다시 온 LA 공항은 마스크를 쓴 사람도, 거리두기 스티커가 붙은 벤치도, 유증상자 주의사항에 대한 안내 방송도 모든게 다시 그대로다. 여행객들로 가득 찬 대합실만 빼고.

두 달 만에 공항

유타는 캘리포니아보다 1시간이 빠르다. 오후 1시에 솔트레이크 공항에 도착했다. LA 공항보다 전체 규모는 작겠지만 터미널 내부는 더 쾌적하고 깔끔했다. 그런데 짐을 찾는 곳까지의 동선이 너무 길었다. 짐을 찾고 렌트카 데스크까지 가는데 30분이 걸렸다. 허츠 렌트카 데스크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렌트카를 받는데 또 1시간이 걸렸다. 막상 차를 받고 보니 예약한 등급과 다른 소형 차량을 배정해주어서 다른 차를 받는 데 30분이 더 걸렸다. 

이번 여행을 위한 렌트카는 두 달 전에 일찌감치 예약했다. 여름 시즌에 렌트카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건 알았지만 중형 세단 엿새를 렌트하는 데 1100불이 나올 줄은 몰랐다. 대부분의 렌트카 회사 가격이 비슷했고, 그래도 비교 범위 안에선 가장 나은 조건을 선택했었다. 그런데 3주 전, 그동안 여행 준비를 할 때 종종 이용했던 네이버 카페에서 프로모션을 하는 허츠 렌트카 가격을 확인해보니 모든 차종이 미리 알아봤던 가격보다 조금씩 더 저렴했다. 그 중에서도 프리미엄 대형 세단은 400불 초반으로 오히려 소형 차종보다 훨씬 저렴한 조건이었다. 놀라운 건 풀커버 보험을 포함한 가격이란 것. 기존 렌트카 취소 수수료 50불을 포함해도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었기에 바로 예약을 변경했었다. 본래 예약한 가격으로 차량을 받는 데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 짜증 꽤나 났을 것이다. 

공항을 빠져나온 건 오후 3시가 넘어서였다. 다운타운에서 간단히 식사와 커피를 해결하고 마트에 들러 여행 중에 먹을거리를 산 다음 숙소를 향해 출발했다. 오늘 묵을 곳은 빅터 Victor의 에어비앤비이다. 중간에 주유를 하고 밤 10시가 다 되어 숙소에 도착했다. 오늘은 총 400마일을 운전했다. 그랑테턴 산맥 서쪽에 위치한 빅터는 정말 작은 도시였고, 코인 빨래방 2층에 있는 숙소는 작은 규모였지만 무척 깔끔하고 집기들도 잘 세팅되어 있었다. 늦게 도착하는 우리를 위해 호스트가 소파 베드와 침구를 미리 준비해주었다. 냉장고엔 음료수와 요플레, 맥주 등이, 냉동실엔 데워서 먹을 수 있는 퀴치도 있었다. 호스트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웠다. 

연수일기 104. 여행 떠나기 전 주말

7월 31일 토요일. 189일째 날. 미라 메사의 Karl Strauss 브루어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작은 인공 연못 옆에 야외 좌석이 있어 분위기가 괜찮았다. Stone, Ballast point, Coronado brewing 등 여러 곳을 가봤지만 다 특색이 있었다. 맥주도 좋지만 음식들도 웬만한 레스토랑 못지 않고, 레스토랑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맥주와 곁들여 식사를 하기에도 적당하다. Karl Strauss 브루어리는 1989년에 브루잉펍을 오픈했는데, 이것이 샌디에고에서는 지금과 같은 브루잉펍의 시초였다고 한다. 언젠가 샌디에고의 브루어리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보려 한다. 

노드스트롬에서 아들 티셔츠 몇 벌을 샀다. 여기 와서도 키가 많이 커서 한국에서 입던 옷이 금새 작아졌다. 이제 중학교에 갈 거라 입을만한 옷들이 필요하기도 하다.

연못 위에서 마시는 크래프트 맥주

8월 1일 일요일. 190일째 날. 후배인 H 선생님 가족을 만났다. 이제 언제 만나도 반갑고 편한 가족이다. 아파트 풀 사이드에서 치킨과 피자를 함께 먹었다. 치킨은 시온 마켓에서 샀다고 하는데 치킨 양념이 좀 세긴 했지만 한국식 양념 치킨은 오랜만이라 맛있게 먹었다. 얼마 전에 옐로스톤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도 들었다. 비가 와서 흠뻑 젖은 채 돌아다녀야 했지만 비가 갠 뒤 무지개를 여러 개 볼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다음 주 화요일에 우리도 그랑티턴과 옐로스톤 여행을 갈 예정이라 도움이 될 것 같다. 


8월 2일 월요일. 191일째 날. 아침에 BOA에 들렀다. 지금까지 사용했던 secured 신용카드를 일반 신용카드로 바꾸기 위해서다. 카드 발급 후 6개월쯤 지나 신청하면 승인이 잘 된다고 해서 오늘로 약속을 잡았었다. 늘 만나는 한국인 직원 분이 본사의 카드 담당자와 전화 연결을 해주었다. 지난 번 카드 한도를 늘릴 때와 같이 이번에도 본인이 직접 연 소득, 직장, 근무 형태, 집 계약 관련 사항 등의 사항에 답해야 한다. 다행히 별 문제 없이 승인이 되었고, 오후에 디파짓 3천불이 계좌로 입금되었다. 

아내가 일전에 새로 발급받은 카드에 대해 매달 minimum payment를 이체해야 하는 걸 몰라 연체료가 나왔는데, 그에 대해서도 직원 분이 카드 담당자에게 잘 설명해주어 부과된 연체료를 취소시킬 수 있었다. 은행 관련 업무는 의사소통이 잘 되는 한국인 직원을 통해 처리하는 것이 역시 제일이다. 미국에서 살며 종종 느끼는 또 한 가지는 이 나라는 모든 일에 협상이 필요하고, 협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이 많은 편이라는 것이다.

파이브빌로우에서 옐로스톤 여행에서 쓸 자질구레한 물품들을 샀다. 내일 새벽에 LA 공항으로 떠나려면 일찍 자야 한다. 아이들과 고단한 아침이 되겠지만 이번 여행도 기대가 된다. 밤엔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했다. 한 달 만에 다시 여행을 간다니 부모님은 또 건강에 문제는 없을지 사고는 없을지 걱정을 하신다. 아버지는 '우리가 못해본 것들 다 해보고 와라.' 하시는데 마음이 좀 짠했다. 한국 나이로 내년이면 팔순이 되시는데, 계속 건강하게 지내실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21년 7월 31일 토요일

연수일기 103. 연구 모임 발표

7월 28일 수요일. 186일째 날. 시온 마켓에 들러 장을 봤다. 오전 일찍 가면 종종 괜찮은 채소나 과일을 무척 싸게 살 수 있다. 오늘도 채소와 과일, 그리고 다음 주 여행에 가져갈 즉석 식품들을 샀다. H 마트에 비해 전반적으로 상품 관리가 잘 안되는 느낌을 받는데, 오늘도 유통기한이 한달 지난 단무지를 발견했다. 

델 마르 Philz coffee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주문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한 체인으로 마크 주커버그가 좋아하는 커피로 유명하다. 샌디에고에도 세 개의 지점이 있다. 시그니처라는 민트 모히또는 나름 독특하고 향이 괜찮았지만, 라떼는 평범했다. 


7월 29일 목요일. 187일째 날. 딸아이 캠프에 아이스크림 트럭이 오는 날이라고 해 돈을 챙겨줬다. 

사람이 많은 공원이나 유원지에서 종종 아이스크림 트럭을 만나는데, 멀리 있거나 트럭이 보이지 않아도 그 존재를 알 수 있다. 트럭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기 때문인데, 모든 트럭이 비슷한 음악이다. 일종의 약속과 같은 건지. 뮤직박스의 스피커 버전쯤 되는 이 음악은 곡조가 다르더라도 금새 알아볼 수 있다. 가끔은 집에 있을 때도 들리는데, 현관 앞 도로로 나가보면 여지없이 그 트럭을 만나게 된다.

집에 데려오며 들으니 4불을 주고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고 한다. 입이 짧아 아이스크림도 바닐라만 먹는 아이인데, 캠프에서 먹는 건 바닐라가 아니어도 괜찮았나 보다. 


7월 30일 금요일. 188일째 날. 아들이 아침에 일어나더니 무릎이 아프다고 한다. 아프다고 하는 부위를 만지니 압통이 있었다. 지난 며칠 간 농구 캠프에서 하루 종일 뛰어다니다 보니 무리가 갔나 보다. 하긴 그럴 만도 하다. 이번 주처럼 땀에 젖도록 점프를 반복해 한 건 처음이었을 테니까. 캠프 마지막 날이었지만 그냥 집에서 쉬도록 했다. 

오늘 온라인 미팅에선 그동안 진행했던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일차 분석이 마무리 되었고, 이 결과를 잘 다듬어 논문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연구에 대한 것 외에 지난 몇 개월 간의 생활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바다 건너에서 온 동양인이 짧은 기간 동안 여기저기 놀러다니며 느낀 점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들었을지 모르겠다. 발표가 끝나고 A 교수님이 미국에 가볼만 한 곳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우스개 소리를 했는데, 너무 놀러다닌 이야기만 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중간에 한국에 대해 떠오르는 것 한 가지씩 이야기해 달라고 했다. 식상한 질문이지만. 코리안 바베큐와 김치가 각각 한 명씩, 현대/기아와 삼성이각각 두 명씩이었다.(아직도 한국은 삼성과 김치의 나라…) 다저스의 팬인 심장내과 펠로우는 박찬호를 외쳤다. 테크놀러지라는 답도 있었다. A 교수님은 예전 한국에서 본 바위가 많은 산들에 대한 기억을, 나이가 가장 많은 C 교수님은 한국전쟁을 이야기했다. (BTS는 한 명도 없었다.)

저녁엔 미션베이 공원에 나갔다. 그동안 다운타운을 잇는 도로 옆의 공원은 여러 차례 보았지만 베이 중앙에 있는 베케이션 섬에 간 건 처음이었다. 델 마르 쪽 해변에 비해 그룹 모임과 파티가 많았고, 곳곳에 모닥불이 있었다. 분위기는 달랐지만 하늘 빛과 노을은 한결같이 예뻤다.  

베케이션 섬의 저녁


2021년 7월 28일 수요일

연수일기 102. English-in-Action (EIA) 프로그램

7월 27일 화요일. 185일째 날. 지난 주부터 화요일 점심 시간에 EIA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EIA는 UCSD에서 제공하는 영어 학습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영어가 익숙치 않은 구성원에게 원어민과 정기적으로 대화할 기회를 준다. 첫 비용 80불을 내면 1년간 참여할 수 있다. (아래 링크 참고)

https://ispo.ucsd.edu/programs-workshops/programs-events/english-in-action.html#Do-you-want-to-work-with-a-conv

내게 매칭된 분을 지난 주에 이어 오늘 다시 만났다. Rob은 은퇴한 마취과 전문의로, UCSD 근처에 살고 있다. 장소는 UTC 몰이었다. 지난 주엔 한 시간을, 오늘은 한 시간 반을 대화했다. 그가 오늘 약속을 잊어 조금 늦었는데, 그래서 더 긴 시간을 머물러 준 것 같다. 

Rob은 백인이지만 중국인 step mom과 중국인 step daughter가 있다고 한다. 지나가는 이야기만 듣고선 가족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 파악을 못하겠다. 아주 오래 전에 한국인 여자친구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중국과 한국을 포함해 동양 문화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도 많은 것 같았다. 리스닝에 애를 먹는 나를 위해 항상 말을 또박또박 천천히 해주어 이해하기가 수월했다. 

visiting scholar의 배우자도 이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아내도 신청한 상태이다. 외국에서 온 연구자나 학생에게 이런 프로그램은 꼭 필요하고, 실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에 오기 전 한동안 캐나다 강사와 일대일 수업을 했었는데, 1시간에 비용이 6만원이었다. 그때의 2주 치 수업 비용으로 지금은 1년을 하는 셈이다. 1년 기간이지만 6개월 뒤 한국으로 돌아가면 수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으로선 귀국한 뒤에도 원격으로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1년 7월 27일 화요일

연수일기 101. 다시 썸머 캠프

7월 26일 월요일. 184일째 날. 이번 주 새로운 썸머 캠프 시작이다. 아들은 Masters sports 농구 캠프를, 딸은 Boys and Girls 썸머 캠프를 신청했다. 지난 주 YMCA 캠프는 물에서 하는 활동을 기본으로 포함해 다양한 활동이 있고, 강사들이 활발하고 친절해 만족도가 높았는데, 이번 주는 그에 비해선 아이들에게 조금은 밋밋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이전 요리 캠프와는 달리 일반 Boys and Girls 썸머 캠프는 개별 브랜치 모두에서 운영해서 집에서 가까운 polster 브랜치로 등록했다. 위치는 카멜 밸리 중학교 바로 옆이었다. 오전 8시부터 시작한다는 안내를 받아 그 시간에 맞추어 딸아이들 데려다 주었다. 막상 가보니 실제 프로그램은 9시쯤 되어야 시작하는 듯 했다. 생각보다 건물이 번듯했고, 옆에 큰 체육관도 있었다. 체조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이 보이는 걸 보면 스포츠 프로그램도 잘 되어 있는 듯 했다. 아들의 농구 캠프 장소는 학기 중에 하던 것과 같이 가까운 Pacific Highlands Ranch Community Park라 걸어서도 갈 수 있다.

오랜만에 의국 동기인 S 선생님 부부를 만나 원 파세오의 North Italia에서 점심을 먹었다. S 선생님은 삼성 서울 병원 소속이다. 아내와 아이들은 몇 년째 이곳 샌디에고 카멜 밸리에 살고 있는데, 올해 장기 연수를 UCSD에서 하게 되어 두 달 전 입국했다. 도착 후 겪어야 하는 정착 과정도 필요 없고, 오랫동안 떨어져 살던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으니 정말 잘된 일이다. 지난 주에 다녀왔다는 테네시의 내슈빌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그동안 지냈던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시간이 또 금방 간다. 내슈빌이 뮤직 시티라고 불리는 건 처음 알았다. 찾아보니 이 도시는 컨트리 음악의 고향이고, 라이브 바와 스튜디오가 무수히 많다고 한다. 언젠가 가볼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아들의 농구 캠프는 3시, 딸의 캠프는 5시에 끝난다. 농구 캠프에 또래 아이들이 있었으면 했는데, 아주 어린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덕분에 정말 농구만 열심히 했다고. 일주일 동안 농구 실력은 많이 늘 것 같다. 그나마 실내 체육관이 문을 열어서 한여름에 하루종일 야외에 있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다. Boys and Girls 캠프는 간단한 야외 활동과 게임, 피구와 같은 단체 놀이, 실내에서 하는 그림 그리기나 미술 활동 등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 플레이스테이션도 했다고 한다. 아주 짜임새 있게 구성된 프로그램은 아닌 듯 했다. 한국의 방과후 교실이나 돌봄 교실의 느낌도 약간 들고. 

Boys & Girls club과 Gymnasium (사진 출처는 구글맵)




2021년 7월 26일 월요일

연수일기 100. 벌써 6개월

7월 24일 토요일. 182일째 날. 오늘이 LA 공항을 거쳐 샌디에고에 도착한지 딱 육개월째 되는 날이다. 1년 연수의 반환점을 돈 셈이다. 가까운 해변에서 석양을 보고 간단히 기념 파티도 하려 했는데 나도 아이들도 피곤이 쌓여 내일 나가기로 했다. 일주일 동안 운전을 너무 많이 했나 보다. 


7월 25일 일요일. 183일째 날. 콘보이의 Kura 스시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연어 초밥을 좋아하는 딸 때문에 지나가다 보이는 초밥 집이 있을 때마다 구글맵 정보를 찾아보는 편이다. 한국에 비해 스시와 초밥 가격이 너무 비싸 자주 먹기가 어렵다. 칼스배드에 있는 Mot'to Japanese Grill은 초밥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 그동안 즐겨 찾았던 식당이다. 그동안 이보다 나은 초밥 레스토랑은 찾지 못했다. 

Kura 스시의 연어 초밥도 그보다는 못했지만, 2pc 한 접시에 2.9불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른 다양한 초밥도 즐길 수 있어 괜찮았다. 따로 주문한 음식을 앉은 자리까지 서빙하는 자동 컨베이어 벨트가 재미있어서 아이들도 좋아했다. 다음에 또 오게 될 것 같다.

식사 후 솔라나 비치에서 석양을 보기로 했다. 이사 후 가장 먼저 갔던 해변이라 그런지 더 정이 가는 곳이다. 그때가 샌디에고에 도착한 지 열흘쯤 되었었던가. 아름답기 그지없는 해변 모습에 그동안 고생했던 것들에 대해 보상을 받는 기분이 들었었다. 오늘은 구름이 많았다. 바람이 세고 기온도 갑자기 떨어져 오래 머물지 못했다. 

돌아오는 길에 랄프스에서 조그만 케잌과 와인을 샀다. 이곳에서 보낸 반년을 되돌아보며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가족 모두가 건강하게 지내서 감사할 따름이다. 남은 절반 역시 안온한 일상을 누리면서도 즐겁게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이 많은, 그런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2021년 7월 24일 토요일

연수일기 99. 코로나도 섬, 리틀 이태리

7월 23일 금요일. 181일째 날. 오늘은 아이들을 데려다 주고 코로나도 비치를 돌아보기로 했다. 비치 근처는 관광지라 항상 차가 많지만 아침이라 해변 도로 갓길에 빈 자리들이 있었다. 자리가 없을 때는 델 코로나도 호텔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빈 자리가 나니 그쪽에 주차를 하면 될 것 같다. 

코로나도 섬은 미국 서부에서 유명한 휴양지이고 호텔 숙박비와 물가도 비싼 편이다. 도심에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집도 많았다. 부유층의 별장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도 비치는 모래사장이 길고 넓다는 것 빼고는 지극히 평범했다. 한국의 경포나 해운대 백사장을 사방으로 늘려놓은 느낌이랄까. 내게는 이곳보다 솔라나, 델 마르, 문라이트 비치가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해변 동쪽엔 샌디에고의 명물 중 하나인 델 코로나도 호텔이 있다. 1887년에 지어졌으니 130년이 넘은 호텔이다. 특징적인 붉은 지붕의 빅토리아풍 건물은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여러 대통령과 유명 인사들이 휴양을 위해 찾았고 마릴린 먼로의 ‘뜨거운 것이 좋아’의 배경이 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호텔의 규모가 무척 컸다. 오랜 역사를 증명이라도 하듯, 로비로 올라가는 복도엔 이곳을 찾은 베이브 루스, 마릴린 먼로 등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해변이 보이는 호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호텔의 명성에 비해 커피 맛은 평범했다. 메인 로비가 아름답다 들었는데 로비부터 바깥 주차장까지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어 아쉬웠다. 기념품 샵은 아기자기한 물건이 많아 볼만 했다. 

해변에서 본 델 코로나도 호텔

연구실에서 화상 회의 참석 후 캠프 끝나는 시간을 맞춰 다시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두 녀석 다 일주일 내내 즐겁게 캠프에 참여했다. 마지막 날이라 아쉬운 눈치이다. 딸은 일주일 더 하면 안되냐고 하는데, 아빠 엄마도 이 캠프가 맘에 들지만 일주일 더 이렇게 왕복 운전은 못하겠구나. 그래도 덕분에 일주일 동안 또 다른 여행을 온 기분으로, 그동안 와보지 못했던 임페리얼 비치와 코로나도를 충분히 볼 수 있어 좋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저녁을 먹기 위해 리틀 이태리에 들렀다.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의 동네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이태리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모인 곳으로 알려져 있다. 레스토랑이 즐비한 메인 도로 외에 이름에 걸맞는 느낌을 주는 다른 것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파스타 맛은 괜찮았지만 아주 좋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른 식당들은 어떨지 모르겠다. 외식을 하러 나온 현지인들 외에 관광객이 많고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 거리였다. 보라색 자카란다 꽃이 가득해진다는 봄철에 오면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파머스 마켓이 열리는 토요일 낮에 와 봐도 괜찮을 것 같다. 

리틀 이태리 입구

2021년 7월 23일 금요일

연수일기 98. 임페리얼 비치 Imperial beach

7월 21일 수요일. 179일째 날. 어제와 같이 아침에 아이들을 캠프에 데려다 주고 일을 하다 오후에 아이들을 픽업해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엔 공원을 산책했다. 여름이 되니 해가 저문 뒤 날씨가 산책하기 참 좋다.


7월 22일 목요일. 180일째 날. 오늘은 임페리얼 비치 Imperial beach를 돌아보기로 했다. 임페리얼 비치는 이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고 해변의 이름이기도 하다. Trident coffee에서 커피를 마시고, 해변으로 향했다. 해변 입구 공원에 써핑 보드 모양과 비치의 이름으로 장식한 게이트 모양의 조형물이 있다. 조형물을 통과해 똑바로 가면 해변을 지나 바다로 길게 뻗은 피어 위를 걸을 수 있다. 피어 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곳은 그동안 갔던 호수들과는 달리 낚시를 하는 데에 license는 필요 없어 보이는데, 낚싯대를 사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해변 입구

모래밭에 파라솔을 세우고 비치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며 오전을 보냈다. 가까운 바다에도 파도가 높았다. 아들이 지난 주에 써핑했던 문라이트 비치보다 이곳의 파도가 더 세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았다. 피어 주변에선 높은 파도를 타는 써퍼들을 볼 수 있었다. 

점심을 먹을 곳을 찾으며 메인 스트리트를 걸었다. 아주 작은 동네라 메인 스트리트라고 할 것도 별로 없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느낌이었지만 그 한가로움이 좋았다. 수제 기념품 가게에서 서핑 보드 모양의 마그넷을 샀다. 점심은 Mike Hess Brewing에서 맥주를 곁들인 타코를 먹었다. 이 맥주 회사는 2010년에 미라마르에서 작은 브루어리로 시작해 지금은 샌디에고 내에 다섯 개의 지점이 있다고 한다. 이곳 임페리얼 비치의 지점에선 안주로 타코를 주로 팔았다. 맥주는 물론이고 피쉬 타코도 훌륭했다. 지금까지 브루어리 여러 곳을 갔는데 대부분 특색이 있고 맛있었다. 샌디에고의 수백 개의 브루어리 중 얼마나 더 가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부지런히 찾아가야겠다. 

피쉬 타코에 맥주!

오후엔 도서관에 들렀다가 아이들을 픽업했다. 어디든 가까운 곳에 책을 읽거나 일하기 편한 도서관이 있는 게 참 좋다. 도서관 서점에서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중고책 몇 권과 50센트 페이퍼백 두 권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