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28일 월요일

눈 영양제, 먹어야하나?

많은 분들이 '눈 영양제'를 복용합니다. 그 근거는 얼마나 있을까요?

눈 건강을 위해 먹는 비타민, 미네랄 등의 보충제에 대한 근거로 흔히 언급되는 것은 황반 변성 환자에 대한 AREDS(Age-Related Eye Disease Study) 연구입니다.
http://archopht.jamanetwork.com/article.aspx?articleid=268224

이 연구는 황반 변성이 있는 3,6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산화 비타민(비타민C 500mg + 비타민E 400iu + 베타카로텐 15mg)과 아연 80mg + 구리 2mg 등 미네랄의 효과를 위약과 비교한 것으로, 황반 변성에 대한 영양제의 효과가 확인된 유일한 위약-대조 연구입니다. 특정 약의 효과에 대해 가장 신뢰할만한 연구 방법이 위약과 비교하는 것이지요. (위약에 대해서는 이전에 포스팅을 한 바 있습니다. http://fmdoctor.blogspot.kr/2011/11/placebo-effect.html)

연구 결과 해당 항산화 비타민과 아연, 구리 보충제를 함께 복용한 경우 위약 대비 25% 정도의 황반 변성 진행, 시력 약화 억제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출시된 것이 콘택트렌즈 회사로 잘 알려진 바슈-롬의 '오큐바이트 프리저비전'입니다.


성분은 AREDS 연구에 쓰인 성분과 동일한데, 정제 형태로 같은 용량을 복용하기 위해서는 2알씩 하루 2회, 총 4알을 먹어야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2배 용량의 연질 캡슐 제품이 나와 있으므로 이것을 복용하는 것이 불편을 줄일 수 있겠습니다. 연질 캡슐의 경우 아래의 성분표에서 볼 수 있듯이 1캡슐에 AREDS formula의 절반 용량이 들어있으므로 1캡슐씩 하루 2회 복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AREDS 연구에 쓰인 비타민 성분 중 고용량 베타카로틴의 경우 흡연자에서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진행된 후속 연구가 AREDS 2 연구입니다.
http://jama.jamanetwork.com/article.aspx?articleid=1684847
이 연구에서는 기존 AREDS formula에 더해 루테인(lutein)+지아잔틴(zeaxanthin), 오메가-3 등의 효과를 분석했는데, 연구 결과 이들 성분을 첨가했을 때 부가적인 효과는 없었지만 AREDS formula에서 베타카로틴을 빼고 루테인, 지아잔틴을 넣었을 때도 기존의 황반 변성 진행 억제 효과는 동일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이 결과를 고려할 때 흡연력이 있는 황반 변성 환자의 경우 베타카로틴 대신 루테인+지아잔틴을 포함시킨 제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바슈롬 사이트에서 위의 제품들 포함해 관련 제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http://www.bausch.com/en/our-products/eye-vitamins/age-related-eye-vitamins-landing/

이중 우리나라에는 하루 4알을 복용해야 하는 AREDS 정제 제품만 정식 수입되어 있습니다. http://www.bausch.kr/ko-kr/our-products/eye-vitamins/ocuvite-preservision/
안과에서 황반 변성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국내 성분표에는 하루 1알을 복용하도록 되어있으나, 효과가 확인된 것은 AREDS formula 뿐이므로 2알씩 2회, 하루 4알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질 캡슐이나 AREDS 2 제제는 정식 수입이 안되었지만 인터넷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것 같네요.

비타민A의 경우 망막 세포에서 빛을 신경 전달 신호로 바꾸는데 필요하고, 부족한 경우 야맹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베타카로틴은 비타민 A의 전구체이며, 루테인의 경우 망막 황반의 주요 성분입니다. 이들 성분을 따로 복용하는 것이 시력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 이유이지요.

AREDS formula의 주요 성분 용량을 줄여 눈 영양제로 판매하는 제품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황반 변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외에 단순한 시력 개선 목적이나 눈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들이 시력 저하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는 '눈 영양제'들에 대한 근거는 빈약합니다.

블루베리 계통으로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푸한 빌베리(Bilberry) 역시 눈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학명은 바키니움 미르틸루스, vaccinium myrtillus)  2차 대전 당시 어느 전투기 조종사가 빌베리 잼을 먹고 야간 시력이 좋아졌다는 보고를 했다고 알려졌지만 근거는 확실치 않습니다. 이후 빌베리 추출물에 대한 몇몇 소규모 연구들에서 야간 시력 개선 효과를 보이기도 했지만 비교적 최근에 수행된 질 높은 연구들에선 대부분 유의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ttp://www.ncbi.nlm.nih.gov/pubmed/14711439?dopt=Abstract)

빌베리 추출물을 주 성분으로 한 눈 영양제들은 이 성분을 두고 시력 보호와 개선 효과가 입증되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역시 그 과학적 근거는 빈약합니다. 눈 영양제를 먹고 눈이 밝아졌다거나 눈이 덜 피로하다고 하는 주변의 경험들도 위약 효과일 가능성이 더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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