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3일 목요일

유방암 고위험(BRCA 유전자 변이)군에서 예방적 유방 절제술의 효과에 대해

유전성 유방암 전문가는 아니지만 관련 사안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어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합니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의 효과와 관련된 연구 결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은 고위험군 214명 중 3(1.4%)에서 유방암이 발생했고, 이들의 자매(가족력상 고위험군이지만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들) 403명 중 156(38.7%)에서 유방암이 발생. (상대위험도 감소는 약 90%)
* 이 연구에서 고위험군은 BRCA 변이 양성이 아니라 가족력으로 정의한 것입니다. 2년 뒤 같은 연구자가 BRCA 변이에 따른 연구 결과를 발표합니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은 고위험군 176명 중 26명이 BRCA1 또는 BRCA2 변이 양성이었고, 13.4년 추적 관찰 기간 동안 BRCA 변이가 있는 사람들 중 유방암 발생은 0 (기존 데이터에 의한 모델로 추정한 예상 발생 건수는 6~9명이었으며, 상대 위험도 감소는 89.5~100%)
* 위의 연구는 대상 수가 너무 작고, 위험도 감소가 추정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아래 연구가 발표된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연구 중엔 끝판왕인 것 같습니다.

1974~2008년까지 BRCA 검사를 받은 22개 센터, 2,482명을 대상으로 합니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은 247명 중 유방암이 발생한 사람은 0, 수술을 받지 않은 1372명 중 유방암이 발생한 사람은 98명이었습니다. 이 연구는 유방절제술보다 예방적 난소절제술의 사망 예방 효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유방절제술의 사망 예방 효과를 따로 분석하진 않았습니다.

물론 이 연구들로 유방암 발생이 아닌 궁극적인 사망 예방 효과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BRCA 변이가 있는 고위험군에서 예방적 유방절제술의 사망 예방 효과에 대해선 보다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위의 절대 수치 감소 역시 충분히 의미있는 수치가 아닐까요? 게다가 고위험군은 대부분 유방암 환자를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며, 그들에게 유방암이 주는 무게는 매우 현실적입니다.

특히나 안젤리나졸리와 같은 당사자 개인에게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지 못했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옹호만큼이나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근거를 중시하며, 전립선암 검진에 있어 PSA의 역할에 부정적인 입장인 미국암연구소에서는 BRCA 변이가 있는 고위험군이 선택할 수 있는 3개의 옵션 중 하나로 예방적유방절제술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http://www.cancer.gov/cancertopics/factsheet/Risk/BRCA

위에 링크한 BRCA 관련 Domchek의 연구에서 BRCA 변이 고위험군 100명당 발생 건수는 10명 이내였고, 이들 중 30%가 사망한다고 가정하면 3명 정도이니 예방적 유방절제술로 얻을 수 있는 사망에 대한 절대위험도 감소분도 이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명을 수술해 한 명이 유방암에 걸리는 것을 더 예방하고, 30명을 수술해 한 명이 유방암으로 사망하는 것을 예방하는 수술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되겠지요. 30명 중 한 명에 속할 것인지 29명에 속할 것인지 판단해야 할 때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는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더 열심히 유방암 검진을 하거나 예방적 화학치료를 하는 옵션이 있습니다. 또한 반대로 유방암이 진단된 이후에 수술할 때는 졸리와 같은 유방재건술을 하기 더 여의치 않을 것이란 문제도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론 BRCA 변이 고위험군에 대해 수술을 추천한다면 예방적 유방절제술보다 수술로 인한 부담이 적은 난소절제술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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