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일 월요일. 345일째 날. 밤 10시에 출발한 비행기는 네시간 반 만에 마이애미 포트로더데일 공항에 도착했다. 캘리포니아 시간으론 한밤중인 2시 반, 플로리다 시간으론 5시 반이다. 깜박잠을 두시간이나 잤을까? 착륙을 알리는 방송이 들렸다. 렌트카를 받아 공항을 나서서 호텔로 가는 동안 동이 텄다. 올해 들어 새벽에 뜨는 해를 처음 보는 순간이 마이애미의 도로 한가운데가 될 줄은 몰랐다.
얼리 체크인 옵션이 있는 호텔을 골랐지만 당일 상황이 안되면 어쩌나 걱정했다. 잠을 제대로 못 잔데다 새벽에 도착해 아이들이 너무 힘들 것 같았다. 어제 밤 공항에서 출발 전에 호텔에 문의했고 아침에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답을 들었다. 전날 확인한 게 다행이었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처음엔 체크인이 안된다고 했지만 어제 미리 확인을 한 덕분인지 예약자 이름 확인 후엔 가능하다고 했다. 졸음으로 멍한 상태였기에 데스크 직원의 말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짐을 풀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세 시간을 죽은듯이 잤다. 억지로 몸을 일으킨 뒤 아이들도 힘들게 깨워 호텔을 나섰다. 가까운 서브웨이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에버글레이즈 국립 공원으로 향했다.
예약한 샤크밸리 트램 투어는 오후 두시였다. 이십 분 전에 국립 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샤크밸리 비지터 센터는 입구 바로 안쪽에 있다. 그런데 비지터 센터 주차장이 만차라 입구의 차들이 들어가지 못하고 자리가 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이곳 비지터 센터엔 주차 슬롯이 많지 않았다. 차례를 기다리다간 투어 시작 시간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았다. 차를 돌려 공원으로 들어오기 전 큰길까지 나가 길 옆 풀숲에 차를 세웠다. 게이트에서 비지터 센터까지 거리가 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비지터 센터까지 뛰다시피 해 투어 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서 국립 공원 게이트를 걸어서 통과하는 색다른 경험도 하게 되었다.
게이트를 걸어 나오면서 사진도 여유 있게 찍었다. |
가이드의 사전 설명 후 트램에 올랐다. 샤크밸리 트램 투어는 국립 공원의 관광 프로그램이다. 그래서인지 투어는 길을 따라 전망탑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조금은 심심한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서행하는 트램 버스에서 주변의 풍경과 동물(주로 새와 악어)들을 볼 뿐이다. 그래도 국립 공원의 역사와 동물들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이 있어 지루하지 않았다. Heron과 egret, stork, 그리고 앨리게이터와 크로커다일이 어떻게 다른지 알게 되었다. 전망탑에선 이 구역에 딱 한 마리 있다는 크로커다일도 만날 수 있었다.
투어 전 가이드 설명 |
두 시간의 투어가 끝나고 비지터 센터에서 스탬프를 찍고 공원을 나왔다. 트램 앞자리의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앨리게이터를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라 알려준 오아시스 비지터 센터에 들러보기로 했다. 비지터 센터는 문을 닫을 시간이었지만, 들었던 것처럼 센터 앞 수로에서 악어들을 볼 수 있었다. 야생 악어를 본 것도, 이렇게 많은 악어들을 한 자리에서 본 것도 오늘이 처음이었다.
악어가 가득한 수로 |
오늘은 트램 투어 외에 다른 일정이 없었음에도 돌아갈 때는 눈꺼풀이 무거웠다. 아이들도 차 안에서 곯아떨어졌다. 간단히 장을 보고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저녁을 사 호텔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