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5일 화요일

영양제 어떻게 먹어야할까?


좀더 건강해지고자 하는 바램을 갖고 있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건강에 자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은 예전같지 않고 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도 운동할 시간은 부족합니다. 몸 여기저기가 쑤시기도 하고, 이전에 없던 두통이나 어지럼증도 자주 느끼곤 합니다. 주변에서 이런 저런 병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내가 너무 건강을 챙기지 않고 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럴 때 제일 먼저 찾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영양제를 포함한 건강기능식품일 것입니다. 한국에서 건강기능식품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국내에 출시된 건강기능식품은 수천여 종에 달하며,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영양제’입니다. 이외에 홍삼, 오메가-3, 감마리놀렌산, 글루코사민, 프로폴리스 등이 대표적인 인기 품목입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매출이 총 2조원에 육박한다고 하니, 우리나라 일년 의약품 소비량이 20조원인 것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규모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건강식품의 종류가 많다 보니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난감해집니다. 좋다는 것을 다 구입해 먹기란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어떤 영양제를 먹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이 인기가 많은 것은 비방이나 약초에 대한 전통적인 믿음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약과 달리 건강기능식품은 부작용이 없다는 생각도 원인일 것입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이라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간에 부담을 주어 독성 간염과 같은 심각한 질환도 생길 수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비타민이나 미네랄에 있어서도 부작용에 있어 예외는 아닙니다. 2007년 덴마크 연구진이 세계적 권위의 의학저널인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한 후 큰 반향을 일으켜 ‘코펜하겐 쇼크’라 불렸던 연구 결과는 비타민A, 베타카로틴, 비타민E, 비타민C, 셀레늄 같은 항산화비타민을 알약 형태로 복용하면 사망 위험이 5% 이상 높아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이와 비슷하게 부작용이 있다는 결과를 보인 다수의 연구들이 발표되었지만, 부작용이 없다는 반대 내용의 연구 결과도 역시 많았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다르지만, 현재는 적어도 영양제가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영양제도 과량을 먹었을 때 건강에 해가 될 수 있고, 알약 형태의 보충제보다 같은 영양소를 음식을 통해 먹는 것이 더 낫다는 것 역시 대부분의 전문가가 동의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음식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먹고 있다면 대개 추가적인 건강기능식품 복용은 불필요합니다. 하지만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면 부족한 영양소의 보충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단백질, 칼슘, 칼륨, 비타민D 등의 영양소 섭취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나라 국민 전반에 대한 결과이므로 나와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나의 질병 상태에 따라 필요한 영양소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을 올바르게 먹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나의 건강상태와 식습관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평가입니다. 이는 의사, 영양사 등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보다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부족하거나 과한 부분이 있다면 먼저 식습관 교정을 통해 건강하게 먹는 법을 배우고, 나의 질병 상태와 식습관 평가 결과에 따라 부가적으로 영양제를 비롯한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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