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일곱 명 중 한 명이 당뇨병 환자이며, 이를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494만명에 달한다. 국민 전체의 건강에 영향을 줄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당뇨병 환자 열 명 중 네 명은 스스로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정도로, 관리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당뇨병을 진단받는 순간이 환자에겐 삶의 위기로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부정(denial)은 흔히 나타나는 반응이다. 당뇨병은 대개 서서히 진행한다. 대표적인 증상인 3다(多) 증상, 즉 다음(물을 많이 마시는 것), 다식(많이 먹는데 체중이 늘지 않는 것), 다뇨(소변 양이 많아지는 것)는 심한 당뇨병에서 나타나므로 초기 환자는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당뇨병에 걸렸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부정은 정서적 충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적 방어기제이기도 하다.
분노, 죄책감과 우울 역시 당뇨병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정서이다.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이러한 감정이 오래 지속되면 질병을 인정하는 수용(acceptance)의 단계로 나아가기 힘들다. 수용은 당뇨병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질병 관리를 위한 치료와 생활 습관 변화를 실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전문가들은 당뇨병을 친구처럼 받아들이고 조급함 대신 멀리 보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건강하게 당뇨병을 관리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부정적 감정은 게으름이나 자기 관리 실패가 당뇨병의 원인이라는 편견과도 관련이 있다. 이러한 편견은 자신이 당뇨병 환자임을 숨기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대다수의 환자가 자신이 당뇨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기 꺼려한다. 하지만 당뇨병 관리를 위해선 식이 요법과 운동을 비롯해 생활 습관의 변화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선 가정과 학교, 직장에서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자신이 당뇨병 환자이고 생활 습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변에 알리는 것은 성공적인 당뇨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당뇨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